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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은 '어떤 연유로 그런 일들을 당한 걸까?'로 시작했다. 미친놈을 만나서 피해를 입었다는 것으로 설명이 안 되더라. 현실의 범주를 넘어섰고,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나홍진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곡성'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연출의 어려움을 전했다. 6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나 감독은 "방대한 것들이 감당이 안 되더라. 많은 분을 인터뷰하러 다녔다"며 "심오함과 신성함을 겪었다. 불행이라는 건 어떤 문제가 있어서 찾아오는 게 아니라 무관한 이유로 피해자를 찾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곽도원이 경찰, 황정민이 무속인, 천우희가 이 사건의 목격자로 호흡을 맞췄다.
첫 주인공으로 나선 곽도원은 "결혼을 안 해서 아이에게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정을 지키려고 하는 부분이 얼마만큼 표현되어야 하는지 염려가 됐다"고 말했다.
비중이 크지 않은 황정민은 "나를 모르는 관객이 나를 보고 진짜 무당이 연기하는 것처럼 나오도록 고민했다"며 "그게 가장 큰 숙제이자 시작이었다. 특히 접신을 하는 느낌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천우희도 분량이 많지 않다. 그는 "굉장히 많이 다친 신인데 쿠니무라 준 배우와 몸싸움 신이 빠졌다"며 "고생해서 찍었지만 없어진 것에 후회나 미련은 없다. 연기할 때 무명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 낼지 고민이 많았다. 인간이자 여자, 소녀로 표현되기보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실체처럼 보이도록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곡성'에 출연한 배우들은 주연을 비롯해 조연 단역까지 모두 고생을 했다. 장면 장면에 집착한 나홍진 감독 때문이다.
천우희는 "정말 징글징글했다"며 "타협 없는 감독님이었는데 현장에서 끝까지 최선을 할 수 있게 해줬기에 더 신났다"고 회상했다.
곽도원은 "'황해' 때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출연한 적이 있다. 한 장면 때문에 3일 동안 누워있던 적이 있다"며 "나 감독이 얼마만큼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게 최종 목표였다"고 떠올렸다.
'곡성'은 이십세기폭스가의 한국 법인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이 투자한 작품이다. 이날 언론시사회에 함께한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한국영화 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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