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웹툰은 웹툰 자체 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는 확장가능성이 큰 콘텐츠다. 이는 원천콘텐츠로서의 힘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콘텐츠’ 발굴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소재 발굴을 통해 드라마, 영화 등의 장르로 재탄생 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는 웹툰이라는 장르가 적합했다.
카카오는 3월14일, 다음의 웹툰 코너에서 연재 중인 ‘거울아씨전’ ‘부탁해요 이별귀’ ‘저스트원샷’ ‘캐셔로’ 등 4개 작품에 대한 중국 내 영상 판권을 현지 미디어 업체 화처(華策)그룹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작년 화처그룹은 강풀의 웹툰 ‘마녀’의 판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특히 웹툰 플랫폼 전문기업 미스터블루는 중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 만열영업(북경)유한공사와 사업제휴 본계약을 체결하고, 웹툰을 기반으로 각종 2차 저작물(게임, 영상물, 캐릭터 상품 등)을 합작·제작해 중국에 대한 독점적 판권·수익을 배분해 사업 확장성을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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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스터블루 |
미스터블루의 콘텐츠연구소 박종길 연구소장은 “한국에서는 웹툰 독자층이 1000만에서 1200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제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의 콘텐츠를 보고 잘 맞는다고 판단하고, 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소장에 따르면 중국에서 관심 보이는 것은 한국 작품의 드라마 부분. 러브스토리와 스릴러 등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일상을 다룬 웹툰보다는 드라마가 강조된 작품이 통한다는 것이다.
미스터블루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해 드라마를 강조했다. 하반기에 웹 드라마 2작품 론칭할 예정이다. 그럼, 웹 중국과 어떻게 계약이 이뤄질까.
박 연구소장은 “미스터블루는 창작자에 대한 권리를 기반으로 체결했다. 한국에서 웹툰 시장이 더 커지지 않는 이유는 판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업체와 계약할 때는 일정한 기간이 있고, 그 기간 안에 드라마를 제작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했다. 웹툰 작가들한테 (수익적인) 문제가 없도록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연구소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 “한국 웹툰이 지속적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 평하면서 “미디어가 보는 것과 중국이 바라보는 지점이 같지 않기 때문에 ‘콜라보레이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로스 미디어가 접목 돼 스토리 잘 짜주는 원천소스의 웹툰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시장에 맞게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에서 웹툰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이하 ‘혈관고’)가 웹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별자리를 좋아하는 중국에서 혈액형에 관한 드라마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콘텐츠 기업 티그라운드는 ‘혈관고’의 원작자 박동선 작가와 베이징알파트랜스미디어가 다양한 라이선스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티그라운드 오제욱 대표는 “중국 시장에 대한 거품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그만큼 콘텐츠가 많고 성장가능성이 큰 나라다. 중국에 무수히 생기고 있는 회사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이미 한국에서 인기 있더라고 중국에서 무조건 적으로 판권을 구매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온라인 플랫폼에 3~6개월 무료로 배포한 뒤 누리꾼 반응을 본 뒤 정하는 테스트 마케팅을 하자고 제안한다”라면서 “3년 전만 해도 몇 십억에도 구매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합작 작품이 많아지고, 중국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한국 작품이라고 마냥 환영받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중국의 웹드라마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투자하고, 기획이 착수했다고 해서 ‘우수 콘텐츠’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 사실. 중국은 이제 과감한 투자를 오히려 조심스러워 하는 시점이다.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중국에서도 성공이 이어지지 않는 다는 것도 이미 깨달은 상태다. 하루가 달라지는 중국시장일 뿐 아니라 다년간의 협업을 통해 중국 역시 한국 시장에서 빠삭하게 꿰뚫어 보고 있는 실정. 때문에 한국의 큰 제작사나 유명 스타가 출연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그렇지 않은 작품들과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오 대표는 “웹드라마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만만몰상도(万万没想到)라는 작품과 ‘태자비승직기’(太子妃升职记)가 저예산으로 제작했는데 TV 못지않은 수익을 냈다. 스타를 의존하는 작품에서, 작품성에 중점을 맞추게 방향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제작사 95% 이상이 A급으로 성장한 시장 정도의 규모로 성장하길 바라며, 제작비 또한 108억 정도로 부풀려져 있는 상태다.
이어 “중국은 새로운 콘텐츠로 다가가야 한다. 중국에서 어떤 콘텐츠가 나오고, 어떤 감정이 불고 있는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면서 “중국에서 성공하길 바라지만, 정작 중국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분은 없더라. 이러다가는 중국에서 한류라는 맥, 영역이 더 작아지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특히 오 대표는 “조만간 유명 웹툰 소설 작가가 사전투자를 한 모델이 나올 것”이라면서 “중국 웹시장은 앞으로 더 양극화 돼 제작비는 100억, 200억으로도 오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