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음악의 신’이 4년 만에 돌아왔다. 디지털 콘텐츠에서부터 시작해 힘들게 정규편성을 확정지은 ‘음악의 신2’는 전보다 더욱 화려해진 게스트와 더 능청스러워진 이상민, 탁재훈의 재치가 더해지면서 보는 재미를 풍성하게 했다.
자신들의 이니셜을 따 LTE라는 기획사를 설립한 이상민과 탁재훈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Mnet ‘음악의신2’이 5일 첫 포문을 열었다. ‘음악의 신’은 소설적인 사건이나 상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마치 허구의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모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이날 ‘음악의신’에서 LTE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이상민과 유일한 소속가수인 탁재훈은 SM-YG-JYP엔터테인먼트를 뛰어넘겠다는 허세 아닌 허세를 부리며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재미를 선사했다.
설정이나 모든 상황은 가상인데, 등장인물만큼은 현실에서 차용한 만큼 웃음이 배가됐다. LTE 전속가수를 섭외하게 위해 여러 가수들을 만난다는 설정이나, 그 과정 속에서 이상민과 탁재훈의 과거 여러 사건사고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모습은 자신의 치부마저도 희화화 하는 ‘셀프디스’의 극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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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2’의 또 다른 볼 거리는 화려한 게스트였다. 인기그룹 엑소의 멤버 찬열이 영상통화를 통해 얼굴을 비추는가 하면, ‘음악의 신2’ 작가섭외와 관련해 유병재가 출연하면서 그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점을 활용한 개그들도 등장했다. 유병재는 최근 언급됐던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언급하면서 ‘셀프디스’에 동참했다.
유병재의 뒤를 이어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에픽하이도 출연했다. 에픽하이는 출연한 카메오 중 유일하게 출연메일을 보낸 주인공이다. 이상민과 이야기를 나눈 이후 에픽하이는 “회장님 그동안 즐거웠고, 저희는 먼저 가 있을테니 LTE 밑에서 만나자”고 도발적인 발언을 남기기도 했지만 이내 “우리 이러다 죽는거 아니냐”고 현실적인 말로 리얼리티를 덧붙였다.
태양의 형으로 알려진 배우 동현배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태양의 노래와 춤을 시키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동현배를 LTE에 끌어드린 이상민이지만 정작 그가 오자 태양의 춤과 노래를 요구하는가 하면, 예명으로 ‘시리우스’ ‘흑점’ ‘수금지화목토천해명’ 등을 들어 동현배를 좌절케 했다. 결국 그의 불만은 연기를 빙자해 폭발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허술함은 있었다. 올해 29살이 된 동생 태양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나이를 28살이라고 속인 것이다.
‘프로듀스101’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윤채경과 김소희의 출연은 웃음보다는 풋풋함이 가득했다. 아직 연습생 신분으로 의욕이 왕성한 윤채경과 김소희는 이상민과 탁재훈의 화려한 언변에 속에 17년 노예계약에 도장을 찍으며 즐거움을 주었다.
게스트로만 웃음을 준 것은 아니었다. ‘음악의 신2’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치열한 자기 비판과 풍자가 어우러져 있었다. LTE의 매니저 백영광 앞으로 음주운전 우편물이 배달된 것이다. 이상민이 음주운전을 했냐고 추궁하자 백영광이 내놓은 답은 가관이었다. 음주운전은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음주운전 에피소드는 최근 방송인 이창명이 음주운전 의혹으로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것을 떠오르게 했다. 이창명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10전 전 논란이 됐던 가수 김상혁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멘트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이 뿐 만이 아니라 에픽하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과거 룰라 표절에 휩싸인 후 이상민이 자살시도를 했던 부분이라든지, 고스톱과 원카드를 잘 한다고 말한 윤채경, 김소희에게 “너희 그러다가 바카라도 하겠다”라는 탁재훈의 애드립은 자기희화화의 절정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큰 부분도 있었다. 어색함마저 ‘음악의 신’ 웃음 포인트라고 하지만, 어설프고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곳곳에 존재했던 것이다. 이 중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탁재훈을 향한 중국인 여자 연습생의 고백이었다. 앞뒤 맥락 없이 탁재훈에게 고백하는 여자 연습생의 모습은 마치 대본을 실제로 보는 듯 어색하고 뻣뻣했다. 탁재훈의 몰래카메라를 위해 준비한 듯 보였지만, 눈치백단 탁재훈을 속이는데 실패했고, 웃음을 주기에도 2% 부족했다.
이밖에도 전문 연기자가 아닌 이들이 출연하면서 오는 정적과 어색함은 ‘음악의 신2’의 매력을 반감케 했다. ‘음악의 신2’의 가장 큰 재미는 이른바 능청을 떠는 ‘병맛코드’이다. 능청스러움 사라진 곳에서는 시청자들 역시 출연자와 함께 손발이 오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시즌1 이후 4년 만에 정규 방송된 ‘음악의 신2’는 한 단계 강화된 병맛을 선보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자연스러움’은 숙제로 남게 됐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