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MBN스타 최준용 기자] 배우 김민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농밀’하다. 실제로 마주한 그의 분위기 그러거니와 영화 속 연기력 또한 배우로서 만개한 느낌이다. 김민희는 제6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를 통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민희는 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국내 취재진과의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해 레드카펫과 공식 스크리닝 일정을 소화한 느낌으로 “처음이라 잘 하려고 노력했죠. 영화를 볼 때도 내가 한 연기를 보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그런 것에 집중해서 정신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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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김민희는 부모가 남겨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귀족 아가씨로 분했다. 귀족 아가씨는 후견인인 이모부의 엄격한 규율과 보호 아래 살아간다는 사실 외에 많은 것이 베일에 싸인 인물.
김민희는 거대한 저택에서 부모도, 친구도 없이 외롭게 자라 세상 물정에 무지하고 순진한 귀족 아가씨 역을 특유의 우아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모두의 욕망의 대상이 되어 곧 깨질 듯 위태로워 보이지만, 속내와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아가씨의 모습은 김민희의 입체적인 연기가 더해져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그는 “칸에 진출할 거란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극중 배역인 히데코가 다양한 감정 표현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용기를 냈던 것 같아요”라며 설명했다.
김민희는 김태리와의 극중 수위 높은 동성애 베드신에 대해 “100% 콘티는 감독님의 생각대로 잘 짜여져 있었어요. 베드신은 어렵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여배우와의 접촉이 있었지만, (김)태리와 함께해서 편안함이 있었어요”라고 덧붙였다.
또 김민희는 “20대 보단 30대가 그리고 40대가 편해요. (다른 여배우와)경쟁하고 그런 것 자체를 싫어하죠. 그런 생각이 들면 버리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빨리 40대가 됐으면 더 편하고 좋겠다 싶어요”라고 전했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