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MBN스타 최준용 기자] 배우 곽도원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호탕’이다. 그의 웃음소리는 주변을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하며, 목소리 또한 호기롭다. 한참을 떨어진 거리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성격 또한 호방하다. 자신의 하고자 하는 일에 거침이 없으며, 속에 있는 얘기도 시원하게 털어놓는다.
19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마주한 그는 시원한 웃음소리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그의 출연작 ‘곡성’(哭聲) 속 겁 많고 소심한 성격의 종구는 온데 간 데 없었다. 영화 ‘곡성’을 본 관객이라면 알겠지만, 곽도원이 연기한 종구는 극 초중반 심약하고 가시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산만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모습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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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영광스럽고 기뻐해야 할 자리였지만, 그의 표정엔 알 수 없는 다른 무언가가 포착됐다. 바로 열애중인 배우 장소연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곡성’에서 부부 호흡을 맞추며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과 배려는 빛났다.
곽도원은 ‘곡성’이란 작품에 대한 관심보다 사랑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 연인인 장소연과 함께 칸을 찾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함께 레드카펫을 걸을 수 없었고, 장소연은 곽도원 보다 앞서 극장에 들어갔다. 자리 역시 옆자리에 나란히 앉을 수 없었다. 그나마 곁에 있는 것이 위안거리였다. 영화가 끝난 뒤 곽도원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장소연을 찾아 꼭 끌어안아줬다. 영화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칸 거리를 활보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비로소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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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작품에 출연했는데 (장소연이) 레드카펫을 못 밟아 신경 쓰이더라고요. 영화 보단 연애에 초점이 맞춰질까봐 우려하는 주변의 만류에도 우겨서 데려왔죠. ‘칸에 언제 오겠냐’고 하면서요. 근데 칸 레드카펫을 함께 밟지 못하고, 영화도 떨어져서 봐야 해서 섭섭하더라고요. 스크린 보단 계속해서 뒤에 (장소연이) 신경 쓰였죠. 영화(곡성)는 6번이나 봤으니 중간, 중간 (장소연)의 손도 잡아주고 2시간30분(러닝타임)이 길잖아요. 하하.”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