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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생애 첫 주연작 SBS '미녀 공심이'를 맡은 민아(본명 방민아·23)는 공심이가 되기 위해 아이라인을 지우고, 똑단발 가발을 썼다. 걸스데이 멤버로서 화려한 무대를 전하던 모습을 뒤로한 채 완전히 망가졌다.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시청자께서 많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데뷔 처음으로 주연 배우로 출연한 작품이기에 큰 의미가 있었죠.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어요. 연기하면서 '정말 어렵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공심이는 아름다운 외모의 어머니 주재분(오현경), 천재적 두뇌를 가진 아버지 공혁(우현) 사이에 태어난 인물이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못난이 취급을 받았다. 민아는 까다로울 법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작품을 이끌어갔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반응이 좋으니까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나와 스태프들을 믿고 공심이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죠. 처음에는 떨리기만 해서 감독님에게 질문도 못 했는데, 더 적극적으로 촬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민아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쏟아냈다. 배우들 이름 끝에 '언니' '오빠'라는 호칭을 붙이는 건 영락없는 가족의 막내였다. 민아에게 '미녀 공심이'는 첫 주연작이라는 것 이외에도 배우로서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목소리 톤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선배님들이 '기존 배우들과 다른 목소리여서 좋다'고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죠. 오현경, 우현 선배님 등이 현장에서 저를 배려해주셔서 제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남궁민 오빠는 힘들 때마다 제가 연기를 계속해도 될 것 같다고 다독여줬죠. 든든했고, 덕분에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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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로 활동 중인 민아는 2011년 MBN '뱀파이어 아이돌'로 처음 연기에 발을 들여놨다. 빼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아왔지만, 연기는 확실히 다른 분야였다. 무대를 휘어잡는 그의 목소리는 작품에서 튄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아는 공심이와 만나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공심이가 처음에는 사회 부적응자였죠. 톤을 가라앉혀 대사를 했어요.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셨지만, 연기가 어려워 계속 의심과 자책을 해왔죠. 공심이가 작품이 이름이 되는 '미녀 공심이'에 캐스팅됐을 때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서웠어요."
민아는 배우 활동에 대해 "너무 고민하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다.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연기에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주말드라마 주연을 꿰찼지만, 더 큰 목표보다는 연기의 폭을 늘려가고 있다. 외모 지적을 하는 댓글을 통해서 민아는 공심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저는 미인이 아녜요. '네가 어떻게 연예인이냐'라는 댓글에 거울을 보면서 괴로워하기도 했죠.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공심이를 만나서 위로가 됐어요. 대본을 받은 순간부터 외모를 꾸밀 생각은 안 했죠. 아이라인을 지우고, 남성 화장품으로 메이크업했어요. 가발을 쓰고 나니 '왜 그렇게 아파했을까' 싶었습니다."
똑단발 가발은 민아와 공심이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와 같았다.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았지만, 가발은 공심이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정의해주는 도구였다. 민아는 "4회까지 가발을 쓰기로 했지만, 20회까지 결국 가발을 쓰게 됐다"며 웃었다. 가발을 벗을 때는 속상하고 서운했다.
'주연 배우'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민아는 걸스데이가 지난 앨범을 발매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데뷔 7년 차를 맞은 걸스데이는 가요계에서 성숙기에 접어들었던 탓이다. 민아는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배우와 연차가 쌓인 걸스데이 사이에 서 있었다.
"걸스데이 활동이 익숙해져 슬럼프가 온 듯했어요. '링마벨' 이후 성과가 늘 좋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죠. 내려놓는 법을 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로 활동하면서 가수 활동할 때의 초창기 시절을 되돌아봤죠.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면서 공심이와 호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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