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떠올리면 다소 난해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다. 김기덕 감독이 달라졌다. 그는 말한다. 영화 ‘그물’을 통해 한반도의 현재에 대해 말이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로, 올해 개최된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김기덕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남북 스스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는지를 우리 스스로가 돌아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영화의 ‘그물’을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국가로 표현했고, ‘물고기’는 개인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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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초반부터 친절하게 설명된다. 우연히 남으로 표류하게 된 북한 어부 철우(류승범 분)의 상황에 빗대어 물고기인 철우가 국가라는 큰 그물에 걸려들어 자유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간다. 이 같은 철우의 모습은 처절하고 마음을 아리게 만든다. “가족이 보고 싶다” “집에 갈 수 있는 거냐” 등의 반복되는 외침으로 자유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철우와 상반되는 남북 조사관들의 언행도 포인트다. 북에서 넘어온 철우를 두고 ‘잠재적 간첩’이라 칭하며 강압적인 조사를 펼치거나, ‘자유’가 존재한다는 국가라면서 남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오로지 목적 이루기에만 눈에 먼 남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얼굴이 절로 붉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그림도 비슷하다. 가족의 품으로 겨우 돌아올 길을 찾은 철우를 감시하고, 돈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특히 데칼코마니처럼 철우를 조사하는 남북 조사관들은 이데올로기라는 그물에 갇힌 물고기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철우를 연기한 류승범은 북한 어부를 연기하기 위해 말투와 비주얼뿐만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는 감정선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내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무엇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