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항상 소년 같은 강동원이 정말 소년이 됐다. 영화 ‘가려진 시간’은 멈춰진 시간 안에서 살았던 한 남자 아이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야기. 강동원은 멈춰진 시간 안에서 살아온 소년 역할을 맡았다. 몸은 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마음은 소년 같은 캐릭터가 마치 강동원의 이미지와 잘 부합하는 듯 했다.
“(소년감정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이나 또래보단 좀 더 철없는 면도 남아있죠. 요즘에는 정말 마음 한 편에 접어두고 있는 느낌이에요. 가지고는 있되, 예전처럼 좀 더 드러내는 것 같진 않고요. 마음속 깊이 있고, 없어지진 않는 거죠. 요즘엔 화나는 일이 있어도 예전보단 그냥 잘 넘어가는 편이에요. 타협은 아니고요, 예전엔 화를 냈다고 치면 서서히 바꿔 가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화낼 시간에 딴 일이나 하겠다는 생각이죠.”
그리고 이번 영화는 ‘시간’을 다룬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강동원의 이전 작품 ‘검은 사제들’ 같은 경우와 비교해봤을 때 지금까지 한국 영화계에 없던 다소 생소했던 소재를 활용했다는 점, 또 신인 감독과 함께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시나리오 자체는 재밌었어요. 시간이 멈춘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끌리는 부분이 있었죠. 시나리오가 좋았던 부분은 판타지적 요소를 완전 드라마 적으로 풀어내는 게 좋았어요. 이 남자가 돌아왔을 때 의심을 하고 여자 아이 혼자 믿어주고 하는 걸 풀어내는 게 좋았거든요. 고민을 하다 시간을 많이 끌긴 했어요. 제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는데, 이 나이에 20대의 풋풋한 소년 같은 걸 하는 게 맞나 싶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었죠.”
이번 영화가 ‘시간’을 주되게 다루는 영화여서인지, 그는 유독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고민은 신중히 하되,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 싫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늘 생각하는 것 중 제일 아끼는 게 시간이에요. 요즘에는 시간 절약하려고 옷도 안 고르려고 하죠. 그 시간에 다른 걸 고민하자고 생각해요. 또 누군가 뭔가 너무 자질구레한 질문을 하면 고민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죠. 시간이 아까워서 그런 것 같아요. 저에게 시간은 돈보다 더 아끼는 것이거든요. 이제 계속 스스로에게 밀어 붙이는 경향도 있죠. 더 큰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시간 활용해서 좋은 작품을 찾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소개시켜드려야 한국 영화에 실망 안 시킨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쨌든 지금 열심히 일 해놔야 내가 꿈꿔왔던 걸 이루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니까요. 시간을 아껴서 일을 좀 더 하는 거죠. 해외 시장을 생각한다면 지금이 제일 활발하게 활동해야한다는 것도 있어요.”
그렇게 활발한 활동이 이어짐과 동시에 그의 영화는 흥행으로 직결되기도 했다. ‘검은 사제들’부터 ‘검사외전’, 이번 작품 ‘가려진 시간’에 이어 ‘마스터’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유독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을 이어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어찌됐든 들어오는 작품 중에서 고르는 편이에요. 근데 중복되는 걸 피하니까, 안 해본 걸 우선순위로 고르다보니 그러는 것 같아요. 마침 들어온 것 중에 상업적인 작품을 연이어 하기 부담스러우니까. 다른 쪽으로 더 검토하는 것 같아요. 어디서 누군가가 비슷한 걸로 작품을 만들면 아예 배제시켜 버린다. 한 번 그런 영화가 성공하면 비슷한 영화(제의)들이 들어오니까요.”
![]() |
↑ 사진=쇼박스 제공 |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