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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게스트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tvN 'SNL코리아'가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며 성난 시청자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선 개그우먼 이세영은 제작진이 떠안고 가는 분위기다.
'SNL코리아'를 둘러싼 성추행 논란은 지난 26일 B1A4 호스트 방송분에서 여성 크루들이 멤버들의 특정 부위를 만지는 듯한 모습과 멤버들이 난감해하는 모습이 담긴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팬들의 항의에도 불구, 'SNL코리아' 측의 제대로 된 1차적 해명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이세영의 행위에 대해 성범죄로 규정하며 프로그램 하차, 나아가 수사까지 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까지 대두됐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SNL코리아' 측은 수습에 나섰다. 'SNL코리아' 측은 "26일 페이스북에 게재됐던 'B1A4 캐스팅 비화' 영상에서 호스트 B1A4에게 과격한 행동을 보여 불쾌감을 느끼셨을 B1A4 멤버들을 비롯해 팬분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 호스트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이었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세영은 제작진의 입을 빌어 간접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을 뿐,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다 이틀 뒤에야 자필편지를 통해 사과를 표했다.
해당 사과문에서 이세영은 "SNL코리아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현장에서 멤버 한 분 한 분에게 사과드렸고, 이글을 통해 모든 팬 분들과 멤버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인 듯 보인다. 본인의 행위에 대한 깊은 자책에 빠졌을 지 모를 일이나 만 하루 이상 걸린 그의 침묵은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다. 다수의 네티즌들이 여전히 이세영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SNL코리아' 측은 29일 "시청자분들과 B1A4 팬 여러분, 그리고 이와 관련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깊은 진심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사전 공연을 앞두고 호스트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의미로 시작됐다. 시즌1 첫 회부터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왔으며 간단한 호스트 소개와 환영의 박수, 호스트 소감발표, 단체 파이팅으로 진행된다"며 "그러나 최근 자리에서 일부 크루들이 과도하게 짓궂은 행동을 했고 그 정도가 지나쳐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렸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SNL코리아' 측은 "금번 사건은 이세영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문제점을 즉시 개선하지 못한 점, 또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해당 영상을 공적인 공간에 노출한 점 등 가장 큰 책임은 저희 SNL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부터 고민해 다시는 이런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SNL코리아' 측은 이세영을 비롯한 제작진의 사과 방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SNL코리아'에 출연한 일부 물의를 일으켰던 호스트들이 '셀프디스'를 통해 대 시청자 사과를 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 논란에 대해선 '당연히' 진지한 사과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SNL코리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이세영의 존재다. 다수 시청자들이 이세영의 잔류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아가 이성에 대한 추행에 대해 유독 여성들에 관대한 방송가의 관행에 대해서도 새삼 환기되고 있다.
'SNL코리아' 내부적으로도 곤욕일 터다. 그들 스스로 밝혔듯, 이세영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기엔 제작진 역시 이번 논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쩌면 문제가 된 행동을 클립 영상으로 제작, 게재했다는 것 자체로 문제의식의 결여라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
'19금(禁) 공개 코미디'를 표방한 프로그램이라 해도 이러한 인식의 바탕이 드러난 셈이다. 제아무리 예능
애석하게도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사이, 이미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은 'SNL코리아'를 떠난 분위기다. 여덟번째 시즌을 맞아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SNL코리아'는 이 논란을 과연 슬기롭게 극복해갈 수 있을까.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