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초점] ‘MBC 연예대상’, 이쯤되면 방송계 ‘대종상’ 아닌가요?

[MBN스타 이다원 기자] ‘2016 MBC 방송연예대상’(이하 ‘MBC 연예대상’)에선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뻔한 시상이 진행됐다. 출석한 이에게만 트로피를 안겨주며 방송계 ‘대종상’이란 이미지를 지우지 못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MBC 연예대상’에서는 수상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시상식에 참석한 이의 이름만 불려 보는 이를 실소케 했다. 공동수상은 아니었지만 수상 부문을 ‘나노’ 단위로 나눠 많은 이에게 수상의 ‘혜택’이 돌아가게 했다.

‘신인상’은 뮤직토크쇼 부문과 버라이어티 부문으로 나눠서 신고은, 한동근, 이시영, 박찬호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오늘 상을 받을지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소감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신고은의 말이 무안하게도 ‘신인상’ 수상자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은 대기석에서 나와 기쁨을 누렸다.

라디오 부문 수상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신인상을 받은 강타, 박수홍부터 최우수상 배철수까지 대기석에 포진해 있어, 수상자 발표 전부터 이들의 수상을 직감할 수 있었다.

특별상마저도 가수, 뮤직토크쇼, 버라이어티 부문으로 쪼개져 하현우, 윤종신, 전현무가 상을 받았다. ‘특별’하다는 의미를 어디에 방점을 둔 건지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한 순간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축하 무대도 ‘출근 도장’을 찍은 스타들 위주로 짜였다. 딘딘, 허경환, 김구라 등이 트와이스 패러디를, 정준하, 하하, 양세형이 힙합 무대를 선사했지만 신선함은 ‘제로’에 가까웠다.

수상자들이 모두 참석한 것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다만 참석자들에게 골고루 상을 나눠준 것 같은 인상이 마치 ‘그들만의 리그’처럼 비쳐 보는 이를 불편하게 했다. 시상자, 축하 무대의 주인공마저 모두 대기석에 앉아있었다. ‘전국민의 축제’라고 부르기엔 볼거리와 긴장감이 실종됐다.

MBC는 올 한 해 ‘무한도전’ ‘일밤-복면가왕’ ‘나 혼자 산다’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등 수많은 예능 히트작을 배출했다. 그럼에도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로 ‘예능 왕국’ 명예를 지키지 못했다. 마치 지난해 참석자에 한해 상을 나눠줬던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을 떠올리게 했다. ‘용두사미’의 뜻을 몸소 보여준 사례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