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솔지 인턴기자]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섬세하고 정교한 터치로 남녀의 애틋한 그리움을 그렸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의 감동을 더욱 진하게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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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미스터리한 탑을 쫓는 두 소년 타쿠야와 히로키, 그리고 그들의 첫사랑 사유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SF 로맨스 애니메이션이다. 남북으로 체제가 나뉜 가상의 일본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졌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를 통해 일상 속에서 묻어나는 아름다운 추억과 ‘평행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SF적 한계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남자와 여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긴밀한 그리움을 담았다.
영화 속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 있는 미지의 영역이자 주인공들의 동경의 대상인 탑은 다가갈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평온한 현실과는 다른 역동적이고 초과학적인 것으로, 주인공들이 어른이 돼가면서 잃게 되는 꿈으로 해석된다. 사유리의 “무언가를 잃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라는 대사 또한 그 연장선 상에 있으면서 깨어날 수 없는 꿈 속에 갇혀 소중했던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암시한다.
무엇보다 영화는 실사를 보는 듯한 섬세한 영상미가 돋보인다. 생생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바탕으로 삭막한 전쟁 상황에도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닮은 청명하고 맑은 하늘의 빛과 주인공들이 생기를 잃어감에 따라 함께 빛을 바래가는 하늘의 색감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나타내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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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2007), ‘언어의 정원’(2013), ‘너의 이름은’(2017) 등의 수준 높은 작품성을 갖춘 애니메이션을 배출해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감독, 각본 연출뿐 아니라 작화, 미술, 편집 등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 소화해냈다.
2년 여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이번 작품 역시 대부분의 작업 프로세스를 스스로 맡아 제작한 것으로 전작을 뛰어넘는 높은 퀄리티의 작화와 정교한 연출, 음악과의 조화를 자랑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