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오퍼스픽쳐스 |
손현주는 유독 후배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다. 촬영 현상에서 스태프를 따뜻하게 챙기는가 하면, 자비를 털어서라도 후배들의 기를 돋아주고 촬영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배우가 바로 그이기 때문. 하지만 촬영장에서 뿐만 아니었다. 딸과 아들을 위해 달리고 달리는 한 가정이자, 친구 같은 아빠였다.
그 때문일까.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그의 생각 역시 ‘가족’에 쏠려 있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시대가 시대니만큼 결코 가벼울 수 없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손현주가 잡은 큰 맥락은 ‘가족’이었다.
“상황은 극하게 치닫지만, 가족에 대한 얘기 같다. 스릴러는 아니지만, 가족을 지키려다보니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거 아닌가.”
극 중 손현주가 분한 성진은 아내(라미란 분)과 아들의 위해 해서는 안 되는 선택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촬영을 하면서도 가족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가족들에게 연락을 자주 못했다. 우리가 촬영한 장소가 인천과 부산, 그리고 재건축하는 곳 부근이었다. 한 3개월 정도 지방에 있었다. 태풍 왔는데 촬영을 멈출 수가 없더라.”
“아이들 생각 많이났다. 딸 입시 보는 날 한 번 올라가고. 어렵게 만드는 영화라 회차를 지켜야 했다.”
촬영 때문에 지방에 있었지만 마음은 항상 가족과 함께였다고 밝힌 손현주. 청불 영화 출연 역시 중2 아들 때문이라고 밝히며 ‘아들 바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인데 질풍노도의 시기 아닌가. 아들이 더 큰 다음에 청불 영화를 할 수도 있겠지만, 아들도 봐야 하니까. 딸과도 얘기를 많이 한다. 딸은 최근에 브이앱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조언 뿐 아니라 홍보에 관한 얘기도 많이 해준다(웃음).”
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미소가 흘러나온다. 영화 관련으로 감독을 만나 술 한잔을 할 때도 딸의 전화에는 말을 더듬게 된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술 한 잔 할 수도 있지 않나(웃음). 전화를 한다. 딸 목소리가 차가우면 말을 더듬게 된다. 이제 대학생 됐는데 초등학교때부터 대본을 봤다. 작품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해준다.”
촬영 현장에서는 작품의 힘이 되는 선배이자 믿고 맡기는 배우. 집에서는 아들과 딸 바보이자, 친구같은 존재인 손현주였다.
“아이들 때문에 일을 하는 거다. 아니면 의미 없을 듯하다. 아이들과는 친구 같다. 작은애가 질풍노도의 시기인데 잘 지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 역시 그 시기를 보냈지만 자칫해 욱하다 보면 안 되지 않나. 그런 것들을 잘 다스려 주고, 들어주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아이들도 생각해주는 것 같다(웃음),”
특히 ‘보통사람’에는 평범할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손현주가 생각하는 ‘보통사람’이란 무엇일까. 그는 “극 중 인물에 대해 생각하면서 ‘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답답한 문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나쁜 길로 가지 말아야 할 것인데’.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보통사람인 거 같다”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중산층이라는 표현이 요즘에는 없어졌다. 중산층이 많은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 아닌가. 그런 것들이 안타깝다. 점점 ‘혼술’ ‘혼밥’도 생기지 않나. 외롭고 대화할 사람들도 적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 평범한 사람? 굉장히 어려운 거 같다. 각자 다르겠지만 예전부터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