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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싸이더스HQ |
배우 장혁이 영화 ‘보통사람’을 통해 악랄한 면모를 보였다. 1980년 대를 배경으로 하는 ‘보통사람’에서 장혁은 국가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안기부 실장 규남 역할을 맡았다. 규남은 극 중 최연소라는 타이틀에 맞게 피도 눈물도 없을 듯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냉철한 인물이다. 이 같은 인물에 대해 설명하며 장혁은 “배역은 미워하더라도 배우는 미워하지 말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꾸미지 않아서 좋았다. 미장센을 가지고 한 작품이라기보다 ‘툭’ 터져 나오는 영화다. 감독이 무빙을 쓴 곳보다 기본적으로 인물을 팔로윙하는 촬영이다. 뿐만 아니라 장소 제공 많이 해주셔서 좋았던 것은 옛날 포장마차나 순대국밥 집에서 손현주와 김상호와 술 한 잔 마시고 한 거다. 툇마루에서 손현주가 바나나 먹는 장면은 정말 시대적이지 않나.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어 참 좋더라.”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장혁은 ‘툭’ 터트려지는 감정을 언급했다. ‘보통사람’은 평범할 수 없는 당시,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은 이들의 치열함은 담은 작품. 그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인물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실렸고, 또 이는 안타까운 감정을 배가시켰다. 뿐만 아니라 시대가 시대니 만큼 구현되는 과정에서 시나리오와 달라질 가능성도 컸을 터다.
“시나리오 보면서 느낀 것 작품을 본 느낌은 물론 다르다. 장소 등 시나리오를 보면서 든 상상과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지 않나. 날 것에서 편집의 과정을 거쳤으니 느낌은 분명 달라졌다. 시나리오가 묵직하고 암울한 느낌이라면 작품에서는 오히려 삶의 이야기가 담긴 거 같아서 좋다. 손현주의 코미디도, 마개를 딱 열었을 때 나오는 긴장감으로 리듬을 탄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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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 선배들밖에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후배들도 있는 중간나이가 됐더라. 근데 10년 즈음 손현주를 보면서 ‘왜 저 형에게 후배들이 이렇게 따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곁에서 보니 눈높이를 맞춰주고 후배의 말을 기다리고 들어주더라. 배우는 표현하기 위해 된 사람들이 많은데 얼마나 자기 얘기가 하고 싶나. 후배들의 얘기를 듣고 입장에 대해 얘기해주는데, 정말 쉽지 않은 것을 알기에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장혀은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렸을 때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보통사람’의 시대가 맞닿기 때문에 더 떠올랐다고. 특히 출퇴근 하는 보통 아버지보타 촬영 시기에는 귀가가 쉽지 않은 배우의 모습에서 아버지가 더 떠오른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를 닮고 싶다. ‘보통사람’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고, 내가 어렸을 때는 ‘국제시장’처럼 중동 건설붐이 일었던 때다. 아버지가 장남이고 생계를 위해 우리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한정됐었다. 나 역시 한 번 촬영을 하면 오래 집을 비우는 생활을 하다 보니, 상황은 다르지만 아버지 생각이 나더라.”
때문에 작품에 대한 장혁의 마음은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악랄하고 피도 눈물도 없은 냉혈한 규남이지만, 그 역시 한 가정의 가장이었을 것이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장혁의 설명이다.
“작품에서 가장 마음을 먹먹하게 한 장면은 ‘가만히 있으면 금방 끝나’였다. 마음을 ‘탁’ 치더라. 아이가 강인하게 커야한다, 라는 것이 그 시대 아버지 어머니상이지 않나. 아버지 한마디에 아이들 보듬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연민
“규남 역시 아버지다. 사람들마나 친구의 얼굴, 아빠나 엄마의 얼굴, 아내나 남편의 얼굴 등 다양한 면이 있지 않나. 대상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짠한 순간을 내가 바깥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집에서는 그 모습을 안 보이고 싶은 마음. 혹독한 이 인물도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