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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시혁 대표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MBN스타 백융희 기자] 작곡가에게 음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외부적인 것에서 오는 한계가 존재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동시에 대중에게 평가 받기 때문이다. 대중의 의식에서 멀어지는 노래를 만드는 작곡가는 흐름에 따라 ‘주류’에서 멀어지게 된다. ‘대중’가요를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한 이치다.
오늘 소개할 뮤즈 방시혁은 치열한 업계에서 약 17년 동안 프로듀싱 활동을 이어온 인물이다. 지난 2000년 본격적으로 작곡가의 길에 들어서 GOD ‘하늘색 풍선’, 비 ‘나쁜 남자’,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2AM ‘죽어도 못 보내’, 에이트 ‘심장이 없어’부터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까지 수많은 히트곡과 그룹을 탄생시켰다. 장기간 활동할 수 있는 데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지 않을까. 이번 코너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방시혁의 이야기로 채웠다.
- 미국 빌보드가 방탄소년단을 집중 조명하고 방시혁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를 주요 기사로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북남미 투어가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반응이었고, 동시에 현지 유력 언론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기쁘면서 한편으론 믿기지 않기도 하다. 정말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전 세계 팬들을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앞으로 K-POP을 더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소명의식도 느끼고 있다.”
- 요즘 프로듀싱 활동을 방탄소년단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전보다 좋은 음악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완성도 있는 음악작업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 방탄소년단은 K-POP 가수로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고, 그 점을 극대화해 지금의 위치에 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K-POP 가수로서 성장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탄소년단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 요즘 한국 가요 시장에 국내외 작곡진 등이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곡들도 역시 여러 뮤지션들의 이름이 함께 오르고 있다. 거의 단독으로 작사와 작곡을 하던 중 여러 작곡진들과 함께 하는 이유가 있다면?
“곡 작업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여러 프로듀서들과 작업하면 한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도 채울 수 있고 더 다양하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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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 가수 지망생을 비롯해 작곡과 작사를 지망하는 이들이 많이 늘고 있다. 그만큼 작곡과 작사 와 관련된 학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배우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일까?
“작곡이나 작사는 음악에 대한 감각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음악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지나친 겸손이라고 얘기하지만 난 여전히 내가 음악에 큰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결국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누구보다도 많이 음악을 들어보고 누구보다도 많이 습작을 하게 된다. 본인이 음악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열정이 있다면 무엇인가를 남으로부터 배우기 전에 벌써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음은 물론 참신한 가사로 화제를 모았다. 가사를 잘(?) 쓸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굳이 미사여구를 사용하며 멋있는 가사를 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평소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 자주 사용하는 말들로 쓰다 보니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책도 읽고 영화, 만화를 자주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동시에 항상 감각을 열어 두고 각종 뉴스나 인터넷 게시판 등을 섭렵하면서 동시대성을 잡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 주로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와 곡 작업 방식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
“아침에 출근길에 켜놓은 라디오에서도 영감을 받고, 회사 직원 분들과 회의를 하면서도, 취미 삼아 본 만화책이나 영화에서도 영감을 받는다.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나 있다. 다만 그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작업 방식은 곡마다 천차만별이라 딱 어떻다고 할 수 없다. 몇 시간 만에 완성하는 곡이 있는가 하면 묵혀두었다가 다른 프로듀서들에 의해서 완성되는 곡도 있다. 멤버들이랑 다 같이 모여서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 방시혁의 음악 인생에 있어 가장 좋은 음악과 가사, 그리고 그 이유를 꼽
“이런 식의 생각을 해 본 바가 별로 없어서 꼽기가 어렵다. 하지만 사운드적으로는 최근의 ‘피, 땀, 눈물’의 믹스를 들었을 때 ‘아 내가 평생 동안 추구해 왔던 사운드에 가장 근접한 소리를 만들어 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백퍼센트 만족했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