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혁, 끝없는 연기 욕심 |
“연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다. 내 연기가 거지같을 때. 제일 최악이다. 물론 개인사라든지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거는 두 번째 문제고, 내 연기가 안됐을 때가 가장 힘들다.”
김주혁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1997년 영화 ‘도시비화’에 출연한 데 이어 98년 SBS 8기 공채탤런트에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카이스트’(1999), ‘프라하의 연인’(2005), 영화 ‘싱글즈’(2003),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아내가 결혼했다’(2008) 등 로맨스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내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낮지만, 로코가 아닌 다른 장르를 선보인 것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 있다. 지금까지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 내가 한 가장 큰 실수는 스릴러 장르에 빠져서 내가 스릴러를 했다는 것이다. 즉 장르가 스릴러라고, 배우가 스릴러 연기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상황을 연기 하고 나머지 장치가 스릴러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관객의 감정을 끌고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주혁은 앞서 개봉한 ‘공조’와 이번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통해 악역연기를 선보이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갔다. 그의 다채로운 연기 변신을 입증하듯 실제로 시나리오를 받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90% 이상 로코 시나리오만 들어왔다. 제안을 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사실 스스로는 좀 지쳤었다. 그러나 지금은 악역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들어온다”면서 “앞으로 할 작품들도 전부 장르가 달라서 더 기대가 된다”고 흡족해했다.
“장르적으로 다양해서 스스로 기대가 된다.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방향성이 어느 정도 확립이 되니까 재미있다. 사실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지금 추구하고, 앞으로 추구 할 것들이. 하지만 맞다는 확신이 예전보다는 든다.”
김주혁은 인터뷰 당시 연기 얘기를 하면서 “재미있다”는 말을 자주 뱉었다. 더불어 확실히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그가 보여줄 연기를 더욱 기대케 했다. 그는 “나이를 먹으니까 생각이 구체화 되는 것 같다. 마흔이 넘어가면서 고민이 많았다. 근데 고민이 즐겁더라”고 털어놨다.
김주혁은 스스로 표현을 못하고, 해도 장난으로 가볍게 던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기 자신을
“표현을 못하는데 배우를 한다는 게, 내가 원래 못하는 걸 연기로 승화 시킬 수 있어서 그게 참 재미있다. 거기서 오는 희열이 크다. 내가 어디 가서 눈을 부라리면서 죽여버린다는 소리를 하겠나. 절대 못하는 성격인데, 연기로는 소화해 내는 게 재밌는 것 같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