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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열’ 6월 28일 개봉 사진=옥영화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박열’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이제훈, 최희서, 이준익 감독 등이 참석했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사도’, ‘동주’ 등 다수의 시대극을 연출하며 역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이준이 감독이 다시 한 번 일제 강점기 항거한 박열을 조명한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의 윤동주 시인은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다. 하지만 박열에 대해서는 모른다. 나도 몰랐다. 20년 전 ‘아나키스트’라는 영화를 찍을 때 많은 자료에서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을 알게 됐다. 대표적으로 이봉창, 박열 등이 있다”며 “‘동주’에서 송몽규(박정민 분)라는 인물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됐는데, 거기에 힘입어 박열이라는 인물도 가까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실존인물 박열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데뷔 이래 가장 폭발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저의 이미지를 지우고, 박열을 입는 작업은 배우로서 즐겁지만, 받아들이는 분들이 박열로서 잘 봐주실까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저에게 시나리오를 준 것만 해도 떨렸다. 이전부터 감독님과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세계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를 펼쳐볼 순간을 기다렸다”며 “박열이라는 인물이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감독님 덕분이다. 다 내던지고 뛰어들 수 있었다. 정신적 지주가 중요하다는게 절실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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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제훈은 캐릭터 소화를 위해 촬영 내내 금식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열의 외형을 표현하기 위해 부분가발과 수염을 붙였다. 근데 현장에서 밥을 먹게되면 수염이 떨어졌다. 큰 스크린에 비춰지기 때문에 수염을 정교하게 한 올 한 올 붙였는데, 밥을 편하게 먹게 되면 떨어지거나 망가지더라. 그러면 수정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촬영이 지연돼서 그냥 촬영 다 끝나고 먹자라는 생각으로 참았다”고 남다른 연기투혼을 발휘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 이유는 박열이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한다. 그래서 단식투쟁하는 과정에서 후반부까지 말라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맛있는 밥차 앞에서 군침을 흘려가면서 단백질 쉐이크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실제로 이제훈과 한 번도 마주앉아서 밥을 먹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동주’에 이어 이준익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최희서는 박열의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았다. 그는 “‘동주’ 현장이 너무 행복했다. 워낙 존경하는 감독님과의 작업이라 좋았는데, 그게 마지막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또 감독님의 작품을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훈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제가 캐스팅 된 것보다 상대 역에 이제훈 씨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더 크게 기뻐했다. 팬심도 있지만, ‘박열’ 시나리오를 보고 이제훈 씨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불덩이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동료배우로서 항상 느껴졌다. 덕분에 ‘동주’에 비해 많은 회차의 무
이준익 감독은 ‘박열’을 힙합으로 비유했다. 그는 “힙합정신과 박열의 정신이 같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자기 상처에 대해 정면으로 고백하는 힙합정신과 극복해가는 울림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오는 6월 28일 개봉.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