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평생 남을 장면이라서 예전에는 망가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런데 ‘함정’을 찍고 나서 내가 왜 이런 것들을 걱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고 내가 해내야 할 부분 중 하나인데 망가지는 것을 신경 쓰는 게 갑자기 이해가 안 되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오히려 감독님에게 수위를 더 높이자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있지만, 관객분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영화를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오랜 시간을 캐릭터에 대해서 분석하고 연구해도 재미없어서 관객이 찾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안재석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은 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캐스팅을 수락한 조한선에게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조한선은 영화 시나리오를 읽은 후 18시간 만에 출연을 결정할 만큼 열정을 보였다. 평소 친분이 있던 배우 조진웅과 린지까지 직접 캐스팅해 안재석 감독의 지원군 역할을 했다. 촬영현장에서 스크린 연기에 처음 임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부담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영화가 저는 꼭 잘 됐으면 하는 이유 두 가지가 감독님과 배우들이다. ‘슈퍼스타 감사용’으로 데뷔한 감독님이고 그때 이후로 데뷔작이다. 과거 조연출 시절 때 만나서 시간이 흐르면서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또 영화를 촬영하고 2년 동안이네 품 안에 담고 있으면서 힘든 게 보이더라. 전화나 문자를 하면 그 사람의 감정이 보이는데 영화 개봉 전엔 정말 힘들게 느껴지더라. 또 신의, 지상, 재범이는 스크린의 첫 주연이다. 저는 실패를 많이 봤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이겨낼 방법을 찾으면 되지만, 이 영화는 그들에게 첫 발판으로 앞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바람이다. 꼭 잘 됐으면 좋겠다.”
↑ 조한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조한선은 ‘마차 타고 고래고래’에서 아래 있는 사람을 끌어주고 위에 있는 사람은 밀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꾸준히 지켜야 하는 1등보다는 고난과 역경을 겪고 나서 2등과 3등이 되는 인물이 더 매력적인 삶인 것 같다고 전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사는 것보다 누군가를 끌어주고 밀어줄 수 있는 삶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는 10년 이상 연기자로서 버틸 수 있었던 하나의 철학이다. 과거 상을 타거나 오래 가는 배우가 꿈이었다면, 지금은 관객들이 찾아주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또 그는 영화 ‘늑대의 유혹’을 뛰어넘는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늑대의 유혹’은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대표작이 하나씩 있는데 조한선을 떠올렸을 때 아직 ‘늑대의 유혹’을 떠올린다면 그만큼 나에 대한 대표작이 없다고 생각한다.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다. 연기할 때 다음 대표작을 만들고 싶어서 연기하는 거고 많은 관객이 찾아주기 바라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고 좋은 기회도 많이 놓친 것 같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가 그 기회가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니더라도 제가 앞에 언급한 사람들은 꼭 이 영화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1번 국도 여정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극 중 주인공들의 고향인 전라남도 목포를 거쳐 무안, 담양, 전주 대전, 충주를 거쳐 버스킹 공연을 펼친다. 낯선 도시 거리 곳곳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공연 장면과 시야가 트인 산과 들, 강의 풍경은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는 동시에 힐링을 선사한다. 이는 철저하게 계산된 시나리오가 아닌 자연스러운 연기를 녹여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의 스토리에 아름다운 촬영지와 풍성한 음악이 담긴 영상미에서 청량감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끝으로 조한선은 청춘 영화의 주연으로서 청춘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청춘은 ‘희로애락’이다. 나는 이 과정을 다 겪었다. 행복했을 때도 있었고 화가 났을 때도 있었고 우울했던 적도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 결혼하면서 잃어버렸던 청춘을 다시 한번 찾았다. 언제부턴가 꿈이 소박해지기 시작했다. 또 국토횡단, 배낭여행 등을 계획해도 수많은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