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하루’ 김명민·변요한·유재명, 열연 돋보인 명장면 공개 |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명민은 반복되는 하루를 매번 다른 감정으로 반복해서 촬영해야 했음에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로 모든 장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며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압권은 딸의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오열하는 연기다.
싸늘한 주검이 된 딸 은정(조은형 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멍하니 바라보며 슬픔에 젖어 있던 그는 이내 사고를 막지 못한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 시작한다. 자신의 뺨을 힘껏 내리치며 울부짖는 모습은 스크린 너머 관객들까지 울컥하게 만든다. 특히 이 장면은 대본에 없던 즉흥연기로, 김명민의 저력을 또 한 번 확인시켜 준다.
![]() |
변요한은 러닝타임 내내 대사보다 더 강렬한 눈빛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아내 미경(신혜선 분)을 죽인 범인이 자신이라 밝힌 강식(유재명 분)을 향한 분노 연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준영(김명민 분)과 함께 고군분투하던 민철(변요한 분)은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사람이 두 사람 외에 강식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욱이 강식은 사고인 줄로만 알았던 아내의 죽음이 계획된 것이라 밝히며 혼란을 가져다주는 인물. 민철은 강식의 멱살을 붙잡고 소리치며 화내는가 하면, 이내 눈물로 애원하기 시작한다. 거친 분노 연기부터 애절한 눈물 연기까지 순식간에 변하는 변요한의 표정과 눈빛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 |
비밀을 간직한 의문의 남자 강식으로 분한 유재명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등장과 동시에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특히 본 모습을 드러내기 전 준영과의 통화를 통해 목소리로 먼저 등장하는 그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쇳소리 잔뜩 섞인 목소리만으로 관객들을 소름 돋
이윽고 준영, 민철과 마주한 강식은 딸과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을 향해 “영원히 지옥에서 살아라”는 말을 남겨 미스터리함을 극대화시킨다. 영화에서 가장 큰 반전의 카드를 쥔 유재명은 목소리 연기마저 남다른 열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여운을 선사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