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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의 기억법" 9월 6일 개봉 |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 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세븐데이즈’, ‘용의자’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의 신작으로,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화된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 소설과는 사뭇 다른 설정을 내세웠다. 가장 먼저 병수(설경구 분)가 살인을 하는 이유에서 차이점이 느껴진다. 원작에서는 병수가 살인에 대해 ‘쾌감’을 중시했다면 영화에서는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함’이라는 살을 덧붙였다.
또한 원작과 가장 달랐던 점은 태주(김남길 분)의 변화다. 원작에서 태주는 병수의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중심에 서있다. 영화 속 태주는 병수의 주위를 맴도는 의문의 남자로, 병수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마저 혼란을 안기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영화 속에서는 병수가 유일하게 지켜내려 하는 딸 은희(설현 분)와의 관계에도 끈끈한 ‘부성애’를 더했다. 원작 속 반전과는 사뭇 다른 결말을 보였지만, 부성애, 가족애를 드러내며 감동을 안겼다.
아마 원작의 반전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다소 예측 가능한 영화의 결말에 실망감을 안고 돌아 갈 수 있다. 그럼에도 탄탄한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영화 팬들의 기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병수의 기억을 토대로 태주의 정체를 풀어가는 전개는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쫄깃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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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에서 단연 돋보였던 건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이었다. 짧은 예고편 속에서도 설경구는 대체 불가한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선보였으며, 장장 118분의 러닝타임을 힘있게 끌고 가 설경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김남길 또한 선과 악을 넘나드는 폭 넓은 스펙트럼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은희를 향한 다정다감한 눈빛
‘살인자의 기억법’은 9월 6일 개봉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