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티아라 |
(인터뷰②에 이어) 드라마에 이어 스크린까지 접수하며 어엿한 ‘배우’ 함은정으로서 제 이름 석자를 대중에 각인시키기 시작했지만, 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그룹 티아라다.
아이돌그룹 본격 러시 초반이던 2009년 가요계에 데뷔한 티아라는 다수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시대를 풍미했지만 2012년 이후 잦은 멤버 충원과 탈퇴로 수년간 곤욕을 치렀다. 특히 올 상반기 원년 멤버 보람과 소연이 현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며 팀이 은정, 지연, 큐리, 효연 4인조로 재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아라는 우직하게 음악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의지의 그룹’이라며 조소를 건네기도 한다. 걸그룹 세대교체가 자명한 현실 속, 티아라의 현 주소는 전성기만 못한 게 사실이지만 밑바닥부터 다시 찬찬히 쌓아가고 있는 만큼, 말 그대로 보통내기는 아니다. 어쩌면 그게 티아라를 있게 한 원동력인지도 모르겠다.
함은정은 “그렇게 보면, 그래도 아직까지 있는 게 소녀시대와 티아라니까. 우린 럭키(lucky)한 그룹이긴 해요. 아무리 산전수전이 많았다고 해도, 저는 비운이라는 단어보다는 럭키, 행운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어요. 왜냐면, 한국에서 잘 되다가 일본 진출도 잘 됐고, 중국도 됐고요. 중국이 막혔을 땐, 베트남이랑 동남아 쪽으로 길이 열리기도 했고요. 사실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가고 있다는 것에서 감사해요. 우리는 운이 굉장히 좋고, 참 복이 많은 그룹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담담하게 언급한 바대로 티아라만큼 산전수전 다 겪은 그룹도 없을 터다. 그럼에도 티아라는 현재 집계 중인 2017 MAMA 팬투표에서 대세 보이그룹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팬분들은, 기적을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진짜,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가끔씩 큰 선물을 주시니까 너무 놀랍고 감동일 뿐이죠. 와, 이걸 또 했네~ 싶은 거죠. 사랑이 얼마나 크면 이렇게 될까 싶어요.”
↑ 그룹 티아라. 사진|스타투데이 DB |
“그분들의 팬들과 같은 좋아하는 마음으로 지켜본 사람으로서, 팬들이 응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그분들이 어떤 길을 택하든 응원하게 돼요. 다들 얼마나 신중하게 생각했을까 하는 것도 느껴지고. 응원하는 마음이 제일 커요. 그것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수년 전 어느 인터뷰에서 함은정은 ‘아이돌이란?’ 질문에 “통장”이라 답했었다. 꾸준한 활동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려가면 어느새 통장 한 가득 이력이 쌓여 있을 것이란 의미에서였다. 그런 함은정에게, 당시의 ‘통장론’이 여전하느냐 묻자 “주식보다는 나은 것 같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서른 살 당찬 첫 발을 내딛는 지금은, “새로 적금 든 듯한 기분”이란다.
올해 서른살이 된 그는 30대에 접어든 데 대해 “뭔가 훈장을 달아준 것 같은 느낌”이라며 반색했다.
“30대가 된 게 너무 좋아요. ‘3’이라는 숫자가, 저에게는 뭐랄까요. 훈장 달아준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더 책임감 있게 지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현명하고 지혜롭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어요. 친구 생일 케이크 초도 ‘3’ 대신 ‘0’만 사줬어요. 다시 시작이라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깊이가 있어질 것 같아 나의 30대도 기대돼요.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나간 20대의 시간도 담담하게 떠올릴 수 있는, 의연함도 보였다. 함은정은 “20대도 열심히 잘 보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도 받았고, 여러 가지 일을 겪었는데, 정말 다행스럽게 보낸 것 같다. 20대를 잘 보냈기에 3
“어떤 일이 예상대로만 가지 않는 데 대한 유연함을 갖게 됐어요.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법도 배웠죠. 굳이 스트레스 받으려 하진 않아요. 많은 일을 겪으며 배운 점도 많았고, 그 힘으로 30대도 잘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