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토일드라마 '화유기'가 방송 2회만에 역대급 방송사고를 낸 데 이어 결국 결방 소식을 알렸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홍균)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절대낭만 퇴마극이다.
첫 방송은 평균 5.3%, 최고 6.3%의 시청률을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유료플랫폼 수도권 기준으로는 평균 5.9%, 최고 7.6%까지 치솟으며 성공적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화유기'는 단 방송 2회만에 초유의 방송 사고를 내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24일 밤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2회 방송 중 중간 광고가 전파를 탄 뒤 두 차례나 방송이 제대로 송출되지 않은 것.
여느때와 같이 60초 후 방송이 다시 시작된다는 자막 알림 후 중간 광고가 시작됐지만, 60초가 지난 뒤에도 방송은 시작되지 않았다. 본방송 대신 약 10분간 tvN 예능, 드라마 프로그램 예고편이 전파를 탔다. 이후 방송이 정상 재개됐지만 2차 중간 광고 후 또다시 15분간 예고편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다.
여기에 더해 CG(컴퓨터그래픽)처리가 되지 않은 부분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와이어줄이 그대로 노출되고 쫄쫄이를 입은 귀신들의 모습이 CG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방송되며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25분간 방송 지연으로 인해 '화유기' 2회는 채 엔딩까지 방송되지 못한 채 황급히 종료됐다. tvN은 "'화유기'는 방송사 내부 사정으로 종료합니다. 정규 방송이 재개될 예정이오니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랍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낸 뒤 방송 종료 예고도 없이 '화유기' 2회를 종료했다.
tvN 측은 역대급 방송 사고에 대해 "지난 24일 밤 방송된 '화유기' 2화의 컴퓨터 그래픽(CG) 작업 지연으로 인해, 미완성 장면 노출 및 장시간 예고로 시청에 불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2화 방송사고와 관련해 ‘화유기’ 제작진, tvN 채널, 그리고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관계자들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립니다"고 사과의 뜻을 알렸다.
또 "‘화유기’ 제작 및 방송 안정화를 위해 오는 31일 방송 예정이던 ‘화유기’ 4화를 차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30일 밤 9시에 ‘화유기’ 3화가 방송되고, 4화는 오는 1월 6일 밤 9시에 방송될 예정입니다"라고 '화유기' 결방 소식을 전했다.
방송 2회만에 발생한 전례 없는 대형 방송사고에 시청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실망과 안타까움은 더 없이 크다. 제작진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이고자 최선을 다했을지 모르나,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던 시청자들의 기대는 단 2회만에 무너져버렸기 때문.
'생방송 촬영'이라고 불리는 빡빡한 드라마 스케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었다.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고질적으로 일어나고 있던 안좋은 관행이었고, 이에 생방송 촬영, 그리곤 결국 그 결과가 '방송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KBS2 드라마 '적도의 남자' 19회는 방송 중 갑작스럽게 방송을 중단, 이후 시청자게시판에 "제작진이 제작지연으로 방송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미방송분은 마지막회에 연결해 방송하겠다"고 방송 사고를 사과하기도 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역시 편집 지연으로 방송 사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tvN 측은 편집에 완벽을 기하다 테이프 입고가 늦어졌다고 설명했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드라마 성패의 승부처가 될 중요한 시기에 이런 사고가 나 시청자 호감을 잃은 것이 뼈아프다. 특히 사전 시사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시청자들에겐 완벽한 완성본을 내놓아야 한다는 원칙이 깨졌다. 도자기를 주문했더니 빚다만 흙 덩어리를 받은 기분이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
'화유기' 역시 고질적인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가 됐다. 과연 '화유기'가 단 2회만에 일어난 역대급 방송 사고, 그리고 결방 사태로 인한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이겨내고 '높은 완성도'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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