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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나선 가수 조용필. 사진|유용석 기자 |
"저는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어요. 아마 죽을 때까지 배우다 끝나게 되겠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팬들을 배신할 순 없잖아요. 허락하는 순간까지 계속 노래를 하겠습니다."
69세의 현역, '가왕' 조용필에게 '마지막'은 아직 너무 이른 단어다.
조용필은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 ‘차 한 잔 할까요?’를 열고 데뷔 후 쉼 없이 달려온 50년 음악 여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날 조용필은 "나는 대한민국에 태어나 너무 행복하다. 지난 반세기, 5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보답할 길이 없을 것 같다"며 감격과 감사를 전했다.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한 조용필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히트한 뒤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1집으로 국내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국민적 스타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조용필은 국내 최초 단일앨범 100만장, 최초 누적앨범 1천만장, 일본 내 한국가수 최초 단일앨범 100만장, 예술의전당 최초 공연, 미국 라디오시티 공연 국내 가수 최초. ‘친구여’ 최초 교과서 수록 등 수많은 '최초' 기록 보유자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가왕'이지만 조용필은 '가왕' 호칭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호칭을 받으려 노래하고, 음악 한 게 아니다. 음악이 좋아 했던 것 뿐"이라며 "별 별 호칭이 다 나오는데 그것들이 나에게는 모두 부담이다"라고 손사레 쳤다.
LP, 카세트테이프, CD에 이어 디지털음원 시대까지 음악 활동을 이어오며 팝 발라드('그 겨울의 찻집')와 포크('친구여'), 디스코('단발머리'), 펑크('못찾겠다 꾀꼬리'), 트로트('돌아와요 부산항에', '미워미워미워'. '허공'), 민요('간양록', '한오백년', '강원도 아리랑'), 가곡('선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그는 팝록을 내세운 19집에서는 '바운스', '헬로' 등 21세기 청춘과 교감하는 혁신적인 사운드로 음원차트와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는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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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나선 가수 조용필. 사진|유용석 기자 |
지난 19집의 '바운스'를 통해 세대통합의 아이콘이 된 것 역시, 음악으로써 오랫동안 사랑받고자 한 그의 노력의 결과다.
조용필은 "내가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방법이 없더라. 딱 한가지 생각한 건, 젊은이들이 나를 기억한다면 그들이 나이 들어서까지 내 음악이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평소 즐겨 듣던 음악으로 노력해 '바운스'와 '헬로'가 나오긴 했는데 그 곡들을 젊은 친구들이 알게 된 것이고, 덕분에 50~60년은 더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조용필의 선택이 전략적인 행보인 것만은 아니다. 그저 도태되지 않는 '현재 진행형'의 음악인으로의 삶 자체일 뿐이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음악을 매일 듣는다"는 조용필은 "음악은 연구하다 보면 계속 끊임없이 가게 되는데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발견하는, 그런 충격을 계속 받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배우다 끝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뷔 50주년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지만 주위에 등떠밀려 5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된 조용필. 영예로운 해인 만큼, 덕분에(?) 한창 준비하던 정규 20집 작업도 올스톱 상태다.
조용필은 "나는 하나에 꽂히면 하나 밖에 못 한다. 음악 작업이면 작업, 콘서트 준비면 콘서트 준비인데 지금은 압도적인 주위 압력 때문에 모든 걸(작업) 중단한 상태다"라며 "6~7곡 정도 준비됐는데 아무래도 올해 발매하긴 어려울 것 가다"고 말했다.
그는 "19집 이후 부담이 너무 커서 이번 앨범은 더 잘 해야지 하는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면서도 "요즘 유행하는 사운드인 EDM도 포함된 곡들이 나올 것"이라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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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나선 가수 조용필. 사진|유용석 기자 |
스스로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도 은퇴, 마지막에 대한 생각은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용필은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대중에게 폐 끼치고 생각은 없다. 그런데 (팬들이) '평생 저 사람 노래를 듣고 살아왔는데 저 사람이 그만 두면 나는 뭐가 되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게 제일 두렵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갖게 될 실망감이 가장 두렵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실망도 좋다면 계속 할 것이다. 마지막 공연이라 선언해버리면, 팬들은 배신 당하는 느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허락되는 순간까지 계속 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조용필의 음악으로만 채워진 '조용필 뮤지컬' 탄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뮤지컬을 하고 싶어 열심히 공부했으나 실패한 적이 있다"면서도 "언젠가는, 노래를 그만 둔다면 뮤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 '땡쓰 투 유'는 5월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5월 19일), 광주(6월 2일), 의정부(6월 9일)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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