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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핫100' 진입 성적 10위."
그것은 하나의 '사건'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어쩌다 벌어진 해프닝은 결코 아닌, 켜켜이 쌓아 온 활동을 바탕으로 한 잠재력, 이른바 '포텐'이 터진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의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는 빌보드 메인 싱글 음원차트인 '핫100'에서 10위로 진입했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음원 차트인 '핫100'에서도 K팝 그룹으로서 최초로 10위로 진입한 것. 이로써 이들은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음원 순위 목표였던 '빌보드 진입 성적 10위권'을 달성했다.
핫100 차트는 모든 음악 장르를 망라해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라디오 에어플레이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K팝 그룹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보인 종전 최고기록은 방탄소년단의 '마이크 드롭' 리믹스가 기록한 28위. '페이크 러브'의 10위 진입으로, 방탄소년단은 또 한번 자신의 기록을 깼다.
이들의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 지는 그야말로 '행복한 상상'이다. 하지만 이후 여정도 호락호락하진 않다. 멤버 RM이 기자간담회 당시 "콘크리트"라 표현했듯이 '핫100' 10위권은 세계 각국 음악팬들이 열렬히 청취하는 곡들인 만큼 순위가 견고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
실제로 방탄소년단이 10위로 '차트 인(in)'한 주간, '핫100' 10위권 순위는 큰 변화가 없다. 드레이크가 전 주 1위였던 차일디시 감비노를 꺾고 1위에 오른 것과 릴 베이비&드레이크의 신곡이 전 주 49위에서 6위로 뛰어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3위부터 9위까지 잔잔한 변화만 있을 뿐이다.
더욱이 K팝이 미국 현지에서는 '월드뮤직'으로 치부되는데다 '페이크 러브'가 한국어 가사로 채워진 곡인 만큼 방탄소년단이 제아무리 '글로벌 대세'라 해도 현지 라디오 시장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 라디오에서 플레이되는 횟수도 '핫100' 순위 산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는 만큼 관건은 현지 라이도 장악이라 할 만 하다. 앞서 2012년 무려 7주 동안 '핫100' 2위에 랭크됐던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라디오 플레이 횟수에서는 다소 부진했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물론 고무적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빌보드에 따르면 '페이크 러브'는 발매 첫주부터 음원 판매 실적과 스트리밍 횟수에서 강력했으며, 라디오 관심도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화력의 아미(ARMY·전 세계에 포진한 방탄소년단 팬덤)가 각 방송사 라디오에 '페이크 러브'를 신청곡으로 열렬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 실제로 '페이크 러브'가 컴백 2주 만에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올라섰느냐가 관건이다.
다시 기자간담회로 돌아가보면, 당시 RM은 '핫100'을 콘크리트라 표현하며 "치열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거둘지 안 거둘지 모르겠지만 핫 100에서 언젠가는 1등을 해보는 게 목표"라 당차게 말했던 방탄소년단. 말하는 건 모두 이뤄내는 이 '마법소년'들이 과연 콘크리트를 뚫고 더 높이 날아오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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