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예견된 논란이다.
MBC 예능 토크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전준영 PD의 민폐 토크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애꿎은 배우 고윤·고우리(개명 후 고나은)은 때 아닌 열애설 해명에 나섰고, 네티즌의 비난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제작진은 ‘모른 척’ 뒷짐 구경이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는 ‘실검 그 무게를 견뎌라’ 특집으로 꾸며졌다. 왕년의 스타 이혜영, 뮤지컬 배우 홍지민, 위너의 이승훈, 그리고 MBC ‘PD수첩’에서 활동 중인 전준영 PD가 출연했다.
전 PD를 제외한 이혜영, 홍지민, 이승훈은 대세 연예인다운 매력과 각자의 개성을 살린 토크로 ‘라디오스타’에 녹아들었다.
이혜영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솔직한 입담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사생활도 거침없이 털어놓았고 '프로다이어터’ 홍지민은 찰진 토크와 유용한 정보들로 양념을 쳤다. 이승훈은 주특기인 개인기를 살려 제대로 재간둥이의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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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MC의 질문으로 시작된 그의 토크,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수습기자 시절 '김무성의 남자'로 불리게 된 전준영 PD는 이 일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쓸데없는 정보를 쏟아냈다.
전 PD가 자신의 별칭 ‘김무성의 남자’에 대한 억울함과 씁쓸함, 걱정을 털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MC들은 김무성 의원의 아들인 고윤과 닮았다고 말했고, 전 PD는 이를 나름대로 재치 있게 받아친다며 “내 친구와 사귀었다”고 답해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MC들은 다시 한 번 고윤과 친하냐고 물었고, 전 PD는 “직접적인 관계는 아니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예상대로 후폭풍을 몰고 왔다. 김무성 의원과 그의 아들 고윤, 고윤과 과거 열애설이 불거진 고우리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실검’에 오르내렸다. 무엇보다 고윤과 고우리는 다시 한번 열애설에 대한 입장을 전해야 했고 “황당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작진은 진정 몰랐을까. 유명 정치인과 아들, 그 아들과 닮은 멘사 출신의 꽃미남 언론인. 그리고 그의 어설픈 실언들이 몰고 올 파장을 말이다. 고윤과 전 PD가 친분이 없다는 답변을 이미 들었고, 그 실언이 나오게 된 과정이 토크의 핵심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어김 없이 논란이 됐고 출연자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로 인해 이날 전 PD가 언급한 멘사 회원들에 대한 이미지나, 사생활 얘기 등이 이런 흐름에 뒤섞여 비호감으로 비춰지게 됐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사전에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어설픈 답변이나 실언들이 모여 하나의 상징적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제작진 역시 이를 모를 리가 없을 터.
물론 일차적으로는 넘치는 의욕으로, 하지 않아도 될 답변들을 내놓은 전 PD의 판단 착오가 크다. 하지만 다소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단어들을 유도한 MC들의 과도한 익살스러움과 그에 따른 어설픈 대처로 파장이 예상되는 대도 그를 더 궁지로 몰아넣은,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은 얄팍한 편집을 선택한 제작진의 꼼수도 논란을 키우는데 한몫 했다.
‘라디오스타’ 제작 관계자는 5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전 PD가 일반인이다 보니 콘셉트를 잡는데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전 PD에 대한 어떤 사전 정보다 기대감이 없는 상태에서 이 친구가 어떻게 캐릭터를 잡고 가야하는 지 어떤 포인트를 잡는데 제작진도 고심했다
이 관계자는 “전 PD가 토크 초반에 워낙 긴장도 많이 했고, 잘하려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기도 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좀 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