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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스파이물 `공작`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주지훈.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저는 늘 그렇듯 뭣 모르고 뛰어들었어요.(웃음) 리스펙 하는 형님들, 감독님만 믿고요.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위대한 용기와 도전의식이 있었는지. ‘공작’은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자랑스러운, 제 배우 생활에 있어 잊지 못할 작품이죠.”
올해 충무로에서 그 누구보다 열일 중인 대세 스타, 주지훈(36)이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불과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한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과 ‘공작’(감독 윤종빈)으로 쉴 틈 없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이 무려 124만이라는 사상 최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독주 중인 가운데 주지훈의 또 다른 신작 ‘공작’이 8일 관객들을 찾았다. “모든 게 믿기지 않는다. 출발이 좋아 다행이고 두 작품 모두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수줍은 소감을 밝히는 그였다.
주지훈이 ‘공작’에서 맡은 정무택은 북경 주재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으로 외화벌이가 우선인 리명운(이성민 분)과는 목적도 의도도 다른 인물이다. 흑금성(황정민 분)의 정체를 끊임 없이 의심하는 동시에 리명운과도 미묘한 신경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야심가에 다혈질, 군인다운 사냥개 근성을 지녔다.
“처음 역할을 제안 받고 ‘감독님, 저는 그림인가요?’라고 물었다”는 그는 “분량은 중요치 않았다. 등장인물들의 역할들이 뭉쳐져 결국은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것에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며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곤 있지만 또 잘 모르는 게 바로 정치다. 영화 속 이야기는 내가 9살 때 일어난 일인데…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흥미롭기도 하고 스스로 반성도 되더라”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저 역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조금 더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정도의 의식을 가지고 뛰어들었는데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아, 정말 많은 사람들의 용기와 도전이 필요했구나. 내가 그런 작품에 출연했구나’란 걸 깨달았어요. 상업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한계를 어떻게든 넘어서서 이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내보이겠다는 이들의 마음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꼭 알아야 할 사건, 좋은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까지 참 많은 걸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자부해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흑금성 사건’(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 실화에 바탕을 둔만큼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달아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였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를 아우른다. 감독은 그 기간, 그들을 통해 남과 북 사이에 있었던 긴장감과 동시에 같은 민족이기에 오갈 수밖에 없었던 미묘한 교감들을 폭넓게 담아낸다.
주지훈은 “첩보물이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봐온 기존의 액션 위주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니고 있어 굉장히 힘들게 촬영했다”며 “우리 모두 미치는 줄 알았다. 그 이상한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모두가 멘붕에 빠지곤 했다. 나만 그런 건지, 정말 이렇게 내가 준비가 덜 된 건지 불안하고 자괴감에 빠질 때 형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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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훈은 `신과 함께2`에 이어 `공작`으로 2018년 여름 극장가를 누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끊임없는 의심과 신경전, 그리고 심리전.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는 그는 “작품이 끝날 때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 고도의 집중력으로 완주했는데, 사실 끝나고 나서도 실감이 안 났다. 칸에서 처음 작품을 볼 때도 멍한 상태였는데 이후 관객들의 반응에 조금씩 여유로워 지더라”라고 털어놓았다.
“묵직하고 진지한 소재를 다루곤 있지만 분명 우리 영화는 그게 다는 아니에요. 현실에서 겪는 아이러니, 그로 인한 위트 있는 상황들을 감독님이 살리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셨고 배우들도 그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것이 관객들에게 과연 통할지 걱정도 컸는데 해외 관객들마저 그 부분을 잘 이해해주고 반응해주셔서 그때 처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자칫 ‘공작’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선입견도 언급했다. 주지훈은 “물론 오락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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