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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드라마의 약진이 매섭다. JTBC를 필두로 MBN, 채널A,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들이 최근 들어 드라마에 힘을 주는 분위기다.
JTBC 드라마는 이미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하거나 넘어선 수준이다. 내놓는 작품마다 중박 이상의 흥행을 터뜨렸고 신선하면서도 퀄리티 있는 작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출범 초기 선보인 ‘무자식 상팔자’를 시작으로 ‘아내의 자격’ ‘밀회’ ‘품위있는 그녀’ ‘미스티’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같은 히트작들을 냈고, ‘라이프’ ‘강남미인’ ‘뷰티인사이드’에 이어 ‘스카이 캐슬’ 등 대작들을 곧 선보인다.
이달 23일 첫방송 되는 ‘SKY 캐슬’은 ‘품위있는 그녀’ ‘미스티’의 뒤를 잇는 욕망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으로 염정아, 정준호, 이태란, 최원영, 윤세아 등 베테랑 배우들이 총집결한다.
MBN은 최근 선보인 드라마 두 편이 잇따라 성공했다. 로맨스물 ‘마성의 기쁨’과 ‘설렘주의보’로 2030 젊은 시청자층을 흡수했다. 최진혁 송하윤 주연의 ‘마성의 기쁨’은 일본, 대만 등 아시아를 넘어 미주, 유럽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됐고, 회당 10만 달러((한화 1억 1,279만원)로 일본에 판매되기도 했다.
현재 방송 중인 윤은혜 복귀작 ‘설렘주의보’는 첫방송부터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역대 MBN 드라마 중 가장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윤은혜는 표절 논란 등으로 공백기를 가진 후 5년 만의 컴백이었지만, 전매특허인 허당기 넘치면서도 통통 튀는 모습으로 ‘윤유정’이란 인물을 흡인력 있게 표현했다. ‘마스터-국수의 신’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천정명은 윤은혜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시너지를 냈다. ‘설렘주의보’는 절대 들켜서는 안될 계약 연애로 시청자들의 연애 지수를 상승시키며 ‘흥행 꽃길’을 걷고 있다. 특히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수, 목요일을 ‘설렘요일’로 만들고 있다. MBN은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또 다른 드라마 런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은 지난해 윤시윤 주상욱 진세현 주연의 ‘대군-사랑을 그리다’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대군’은 마의 5% 시청률을 넘어서며 배우들이 시청률 공약을 이행하기도 했다.
TV조선은 내년 1월 ‘바벨’을 선보인다. KBS ‘각시탈’, ‘최고다 이순신’, ‘화랑’을 연출한 윤성식 감독의 작품으로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내던진 검사와 재벌과의 결혼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여배우의 사랑을 다룬 미스터리 격정 멜로물이다. 박시후, 장희진, 김지훈, 장신영의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살인사건과 권력의 암투 속에 드러나는 재벌가의 탐욕스러운 민낯을 그릴 예정이다.
채널A는 ‘열두밤’에 이어 사전제작 드라마 ‘커피야, 부탁해’를 방송한다. 한승연 신현수 주연의 ‘열두밤’은 채널A가 자체 제작, 기획으로 6년 만에 재개한 드라마였다. 지난 2012년 10월 종영한 ‘판다양과 고슴도치’ 이후 야심차게 도전한 작품이었지만, 시청률 1%를 넘기지 못하는 등 고전 중이다.
하지만 오는 12월 1일 첫방송 되는 ‘커피야, 부탁해’(극본 서보라 이아연, 연출 박수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커피야, 부탁해’는 마법의 커피를 마신 뒤 미녀가 돼 짝사랑을 이루려는 귀뚱녀(귀여운데 뚱뚱한 여자)와 사랑 따윈 믿지 않는 훈남 웹툰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용준형의 5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이다.
채널A는 17일 밤부터 BBC 오리지널 ‘라이프 온 마스’를 8주간 연속 방영한다. ‘라이프 온 마스’는 영국 BBC에서 2006년에 방영된 드라마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수사물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며 뜨거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던 지상파 독점 구조가 무너진지는 오래다. 종편은 약진을 넘어 이제 드라마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실험적인 도전과 틀을 깬 편성, 역량있는 연출자 영입 등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스타 캐스팅, 시나리오 확보 등에서도 지상파에 전혀 밀리지 않기
지상파 드라마들이 틀에 갇혀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점도 비지상파로 주도권이 차츰 옮겨온 이유 중 하나다. 종편과 케이블은 참신한 기획과 감각적인 연출,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드라마 시장의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급부상하면서 시청률 역시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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