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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영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든나인 |
‘뷰티풀 데이즈’는 중국 조선족 대학생이 병든 아버지의 부탁으로 오래 전 자신들을 버리고 한국으로 떠난 엄마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10월 4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나영은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뷰티풀 데이즈’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대중들과 만난 그는 “공식석상은 항상 긴장된다. 오랜만에 나왔지만 ‘뷰티풀 데이즈’는 제가 하고 싶었고, 자신 있게 골랐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나영의 ‘뷰티풀 데이즈’ 출연은 여러 방면에서 신선함을 안겼다. 저예산 영화인 ‘뷰티풀 데이즈’를 복귀 작으로 택했고, 극 중 탈북여성으로 데뷔 이래 가장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심지어 노 개런티로 출연을 자처했다.
“노 개런티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했다. 감독님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확신이 들었다. 별 고민 없이 택했다. 대단한 일을 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구성이 신선하다 느꼈다. 완성된 영화는 시나리오보다 조금 더 색이 입혀진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공간별로 분위기와 색감을 다르게 설정하셨다. 그래서 저도 촬영하면서 이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관객으로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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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영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페퍼민트앤컴퍼니 |
이나영은 극 중에서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연령층을 넘나들며 열연했다. 10대 중후반의 촌스럽고 수수한 소녀, 중국에서 술집을 다니는 20대의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자, 그리고 한국에서 술집마담이 된 30대 여인, 동시에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까지. 20여 년에 걸친 인물의 굴곡진 삶을 담담하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연령대별로 다 다른 힘듦이 있었다. 10대, 20대는 극적인 사건들이 있으니 거기에 대한 감정적인 몰입이 필요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30대였다. 나이는 많지 않지만, 겪었던 일들이 워낙 많고, 이걸 다 가슴에 묻고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30대를 연기할 때는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봤다. 어떤 과정을 겪어서 여기까지 왔는지 계속 생각했다. 연기톤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 14년 만에 아들을 만났는데 여기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과 액션을 취하는 게 엄마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배제했다. 영화의 구성상 후반부에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왜 담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보다 더 덜어낸 게 감독님이었다. 저는 감정이 더 올라올 때도 있었고, 눈물이 흐를 때도 있었는데 감독님이 편집하셨다. 더 담담하게 그려진 것 같다.”
거창한 대사나 몸짓 없이 내면의 변화를 드러내야 했다. 이나영은 단순히 모정만을 강조하는 엄마가 아닌, 고통스러운 삶을 넘어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인간이자 여자를 한층 깊어진 감정연기로 그려냈다.
“감정적으로 끌고 가는 연기를 좋아한다. 특히 눈동자를 좋아한다. 눈동자에 담아내고 싶었다. ‘뷰티풀 데이즈’는 시나리오도 얇았다. 많은 지문이 없어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게 있었다. 엔딩씬도 평소에 해보고 싶던 느낌이었다. 가족끼리 밥을 먹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장면을 보고 관객들이 뭔가를 느끼고 나갈 수 있었으면 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여러 가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담겨있다.
도회적인 그의 이미지와 거리감이 있는
“저도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제가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안됐다. 많은 분들이 ‘이나영이 탈북여성을?’하며 긴가민가 하는데 시각적으로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생소함을 없애고 싶었다.” /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