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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슬픈 역사, 그것을 위해 많은 이들이 진심을 담아 완성한 영화 ‘말모이’의 베일이 벗겨졌다.
엄유나 감독은 3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 제작보고회에서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라 하면 무장투쟁했던 독립군이나 영웅 이야기를 먼저 떠올리기 쉬운데 '말모이'는 우리말 지키기 위해 사전을 만들었던 조선어학회도 있지만, 전국에서 말을 모아 보내줬던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말을 만들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영화화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작은 행동들이 이뤄 큰 일을 이루는게 동 시대에도 시의성이 있는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유해진은 "'말모이'는 참 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며 "까막눈(판수)을 통해 사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이해하기 쉼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읽으며 '우리나라 말이 소중하게 지켜졌구나'라고 생각했다. 지켜왔던 그 분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봤다. 참 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기에 끌렸다"고 전했다.
그는 "한심한 가장이면서 무식한 인물이다. 사명감을 갖고 학회에 들어가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변화가 있다. 까막눈이 글을 깨우쳐가는, 한글을 알아가는 변화가 있다.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성장이 있다. 전반과 후반에 변화 차이에 중점을 뒀다"고 연기 주안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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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촬영했는데 그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애썼던 분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말모이'를 촬영하는 내내 마음앓이를 했던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엔 너무 힘들었다. 묵묵히 지켜야 되는 부분이 있어 배우 분들과 친근하게 못 다가가는 부분도 있었다. 찍고 나서의 느낌은 '연기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싶었다. 어떤 작품에 임할 때 그렇게 하는 것들이 진정성 있는 게 아닌가 했다"고 고백했다.
유해진이 연기한 까막눈 ‘판수’를 처음부터 김선생님이라 부르고 글을 가르쳐 주며, 그에게 ‘말모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인물인 구자영으로 분한 김선영은 “이 아픈 역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갔던 인물"이라며 ”나는 이걸 바라봤을 때 가슴이 아프고 울분이 올라오는데 이 여자는 일상이지 않나. 그 상황에 처했을 때 일상을 어떻게 연기할 것이냐, 대단한 대사를 많이 하지 않는데 그 일상성이 어떻게 표현될 수 있고 어떤 마음일까 그걸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잘못하면 과하고 상상이다. 그러니까 계속 그 점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가 매우 진지한 스토리지만 코미디 부분도 필요할 것 같아 엄유나 감독에게 유해진과 러브라인을 넣어달라 부탁하기도 했다. 짝사랑하는 캐릭터로 재미를 선사하고 싶었는데 엄유나 감독이 끝까지 안 된다고 하더라. 지금 생각하니 엄유나 감독의 선택이 맞았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
유해진과 윤계상의 만남,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으로,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마음을 모아 우리말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 속에 그려낼 예정이다. 2019년 1월 개봉 예정.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