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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치’ 포스터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
‘서치’(감독 아니쉬 차간티)는 부재중 전화 3통 만을 남기고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딸의 SNS 속 흔적을 추적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추적 스릴러 영화다. 존 조(한국명 조요한)는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데이빗 킴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국계 배우인 존 조가 ‘서치’의 주연 자리를 꿰찬 건 고무적인 일이었다. 미국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을 아시아계 배우가 맡은 사례 자체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종의 신드롬까지 만들어 냈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서치’는 개봉 직전까지 별다른 화제성이 없었지만 웰메이드 영화로 입소문을 타 롱런했다. 흥행 여부를 떠나서라도 할리우드 무대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목받는 데 일조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존 조가 맡은 데이빗은 스테레오 타입을 벗어난 능동적 인물이다. 그는 주어진 정보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의지에 의해 움직이며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동안 할리우드가 노골적으로 그려온 ‘수동적 아시안’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미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존 조가 ‘서치’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행보와도 관련이 깊다. 존 조는 평소 개인 SNS를 통해 인종차별 등 국제,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발생한 유나이티드 항공 오버부킹 인종차별 논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국내외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시카고 출발, 켄터키주 루이스빌 도착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 승무원들은 무작위 선택한 4명의 승객에게 퇴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중 동양인 의사였던 한 남성은 급한 수술이 잡혀 내릴 수 없다고 명령을 거부했다. 하지만 경찰과 항공 관계자들은 이 남성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내려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존 조는 자신의 SNS에 “이번 유나이티드 항공 사건은 트럼프가 만든 환경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글을 게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그가 자신의 생각을 굳이 오픈된 공간에 밝히는 건, 자신도 수없이 당해온 인종차별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신인 시절 출연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느꼈던 모욕감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의 희생양에서 신드롬의 주체가 된 존 조의 소신 있는 목소리가 기대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