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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부시게’ 김혜자 한지민 사진=JTBC ‘눈이 부시게’ |
지난 11일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가 배우들의 명불허전 시너지와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웃음과 공감, 설렘까지 놓치지 않으며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가진 스물다섯 청춘 혜자(한지민 분)가 시간을 잃고 순간 늙어버린 엔딩은 본격적으로 펼쳐질 시간 이탈 로맨스에 궁금증을 높이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무엇보다 늙어버린 자신의 낯선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는 김혜자의 연기는 짧은 등장만으로도 묵직한 여운과 함께 시청자들을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 사고를 당한 아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꾸로 돌린 스물다섯 혜자(한지민 분)는 사라지고 70대 혜자(김혜자 분)만 남은 가운데 70대 혜자의 좌충우돌 적응기가 전개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혜자가 드라마에 얽힌 이야기를 털어놨다.
김혜자와 한지민이 연기하는 혜자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한순간 늙어 버린, 몸은 70대 영혼은 스물다섯 청춘이다. 김혜자는 “혜자는 요즘 사람이다. 시작할 수도 없어서 방황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라 근접하게 연기하려 최선을 다했다. 스물다섯에 맞게 목소리는 되도록 얇게 만들었고, 나는 말이 느리지만 젊은 사람들의 빠른 속도에 맞췄다”고 스물다섯 혜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본인의 이름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만큼 매 순간 자신의 인생과 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스물다섯에 결혼해서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고 되짚은 김혜자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도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 차근차근 지내왔다. 제일 좋은 순간은 지금, 현재인 것 같다”고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또 “연기는 곧 나다. 연기 때문에 산다. 연기하지 않으면 뭘 할 수 있을까. 연기 없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김혜자에게 ‘눈이 부시게’는 특별한 드라마다. “‘눈이 부시게’ 같은 드라마는 처음 해본다. 깔깔거리고 웃는데, 웃다가 보면 울고 있다. 연기도 똑같다. 웃는 연기를 하면서도 슬프고 쓸쓸하다”며 “새롭다는 평가에 그치지 않고 새롭고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인생을 다시 사는 것 같다고 말한 김혜자가 뽑은 기억에 남는 대사는 ‘등가교환’이었다. 김혜자는 “첫 장면에서 ‘이것만 기억해라, 등가교환. 귀중한 무언가를 희생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말을 하는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고 밝혔다.
김혜자와 시대를 초월해 눈부신 시너지를 일으킬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과의 호흡은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2인 1역으로 호흡을 맞추는 한지민을 향해 “사랑스러운 배우”라고 평가한 김혜자는 “그런 사람이 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얼마나 도움을 받았겠나. 그래서 좋다”고 애정을 전했다.
애틋하고 설레는 교감을 나누는 준하역의 남주혁에 대해서는 “아무리 혜자가 늙었지만 못 알아보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어쩜 이리 나를 몰라보나, 함께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데”라는 애정 어린 농담에 이어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 지켜보고 싶은 배우”라며 그를 향한 기대를 전했다. 온몸 던진 코믹 열연을 펼치는 손호준은 “어쩜 저렇게 재능이 있을까 싶다. 정말 매력 있는 배우”라고 설명하며 웃음을 머금었다.
김혜자는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과 당연하게 누렸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