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직업` 제작자 김성환 대표는 천만 대박에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으로 겸손해 했다. 사진| 강영국 기자 |
“천만 돌파 소감이요? 그냥…저는요,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것뿐이에요.”
이유 없이 마냥 영화가 좋았단다. 30초짜리 광고로는 성이 차지 않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영화계에 뛰어들었고, 예상보다 혹독한 현실에 몇 번을 좌절, 후회도 수차례, 포기할 뻔도 있었단다. “그래도 역시나 영화가 좋아 지금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올해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이자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코미디영화 ‘극한직업’ 제작사 김성환(44) 어바웃필름 대표는 “꿈같은 일”이라며 연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2000년대 초반 광고대행사를 다니다 영화투자사로 이직, 직접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마음에 ‘어바웃필름’을 차리게 됐다는 김성환 대표. 시작은 좋지만은 않았다. 코미디 영화 ‘올레’가 흥행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년 만에 천만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며 드라마틱한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김 대표는 “애초에 대박을 꿈 꾼 적은 없다. 다만 관객들이 2시간을 위해 들이는 시간이나 돈, 감정 중 어떤 것에서든 작은 의미라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면 더 잘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내가 빼앗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여전히 도전하지 못하는 장르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엔 해야 겠더라”라고 말했다.
“‘극한직업’이라면 ‘웃음’을 드릴 수 있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물론 이 정도로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지만요(웃음).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고 이병헌 감독에 대한 신뢰도 두터웠고요. 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 영화를 위해 함께 모인 모든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 진심이 모여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귀인들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공이든 주변에 돌리고, 정작 스스로에 대한 칭찬은 아꼈다. 김성환 대표는 “천만 영화에 올랐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면서도 “더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가야겠다는 책임감은 더 커졌다”고 했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믿기지 않는다’를 넘어 뭔가 무서워질 때도 있어요.(웃음) 그냥 평소처럼 지내는 게 가장 편해요. 그래야 하는 게 맞고요. 차기작에 더 집중해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에요. 사실 제가 한 것도 별로 없고요.”
↑ 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는 "내가 본 누군가의 반짝거림이 이런 결실을 맺을때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 I 강영국 기자 |
“제 능력으로 뭔가 대단한 걸 이루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좋은 호흡으로 영화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관객 분들에게 어떤 웃음이나 감동, 재미 등 작품마다 뭔가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제 영화에 대해 ‘아, 그 영화 재미있었지!’라고 기억해 준다면, 오래 오래 어떤 방식으로든 보여진다면 좋겠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그런 작품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
‘극한직업’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