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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정태춘. 사진|강영국 기자 |
가수 정태춘이 저항 음악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7일 오전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 발표회 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데뷔 초창기 서정성 깊고 목가적인 음악으로 사랑받은 정태춘은 90년대 '아 대한민국'을 기점으로 저항 음악가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정태춘은 "내 안의 분노를 담아낸,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른 변화였다"고 소개했다.
정태춘은 "지금은 나도 '아 대한민국' 앨범을 잘 안 듣는다. 불편하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그 노래만이 나에게 정당했다. 다른 노래들은 부르지 않았고 그 노래만 불렀는데 지금은 전혀 안 듣는다"고 말했다.
정태춘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떤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저항 가수가 되겠다 혹은 어떤 가수가 되겠다는 계획에서 나온 게 아니라, 그냥 나의 분노에서 나온 것이었다. 창작자의 마음에 분노가 없고서야 어떻게 제3자적으로 그런 노래를 만들수 있겠는가 싶었다"며 "그 당시에는 노래의 미학이랄지 고정관념이랄지 그런 것 아무 것도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내 안에서 솔직하게 나오는 내 안의 분노를 담아낸,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서의 앨범이었다. 그 이후 음악들이 조금씩 변화되는 과정에서 그냥 나의 생각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태춘은 이어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끼리 얘기하는 내용이 있는데, 주위에서 나에게 네번째 깃발을 들으라고 한다. 첫번째가 전교조 합법화를 위한 싸움 했던 것, 두번째가 가요 검열 철폐였고 세번째가 평택에서 많은 예술가들과 미군부지 확정 반대 위해 싸웠던 것이었다. 그리고 네번째 깃발 들 때가 됐지 않았냐 하는데, 내 문제의식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고, 이윤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는. 그 시장성을 갖지 않은 모든 것은 사장되는 최첨단 산업문명 사회에서 그 시장 밖 무엇을 만들자 라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시장 매커니즘 통하지 않고도 통할 수 있는 예술, 문화. 시장 밖 예술 이라는 화두가 우리 내부에서는 이야기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이번 프로젝트 안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은옥은 "얼마전 읽은 기사 중 방탄소년단 소속사 방시혁 대표가 서울대 졸업 축사에서 '분노와 불평이 지금의 나를 만든 동력이 됐다'고 말한 것을 보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역시 분노와 불평이 뭔가르 바꿔나가는 동력이 되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는 정태춘 박은옥 활동 40년의 음악사적, 사회적 의미를 조망하기 위해 2019년 연간 진행되는 기념 사업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콘서트, 앨범, 출판, 전시, 학술, 아카이브, 트리뷰트 프로그램 등이 전국에 걸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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