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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3년 만에 양현석-양민석 형제 쌍두마차 체제를 벗어난 YG엔터테인먼트가 새 대표이사를 선임, 전열을 새롭게 꾸렸다.
20일 YG엔터테인먼트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황보경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황보경 신임 대표이사는 2001년 YG에 입사한 후 약 18년간 재직하며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
황보경 신임 대표이사는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YG엔터테인먼트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는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상태다. 지난 2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클럽 버닝썬 사태에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연관되면서 성접대, 성매매, 탈세 등 각종 혐의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최근에는 양현석 전 총괄 프로듀서가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여기에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2016년 마약 혐의 조사를 막는 과정에서 함께 마약을 한 공범인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를 양 전 총괄 프로듀서가 협박, 회유했다는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경, 검찰의 부실 수사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권력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고, 최근엔 빅뱅 탑(본명 최승현)의 마약 혐의도 은폐하려 시도했었다는 폭로가 나오며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에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회장 겸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14일 회사 내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놨다. 그는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바쳐왔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며 "제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 이상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날 양민석 전 대표이사 역시 "최근의 이슈들과 관련 없는 소속 연예인들까지 지속적으로 힘들게 하는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더 이상 인내하고 견디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며 "양현석 총괄님께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고 한 결정이 오해 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숙고 후에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양현석의 친동생인 양민석 전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꾸려오며 사실상 ’양현석 파워’에 의존했던 YG엔터테인먼트가 이번 새 대표이사 선임으로 어떤 변화를 맞을 지 주목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또 이날 이사회에서 경영혁신위원회를 신설하면서 기존 YG 경영 문화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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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심기일전에 나선 YG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지향적 쇄신은 쇄신대로 지켜볼 일이지만, 대중의 관심사는 기존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 그리고 ’진짜’ 진실이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