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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박찬욱&코스타 가브라스 오픈토크가 개최됐다.
이날 마라톤 진행으로 교통이 통제돼 20여분을 지각하게 된 박찬욱 감독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포옹한 뒤 "차 안에서도 마음은 달리고 있었다. 제 잘못은 아니지만 늦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기다렸을 행사 관계자 및 부산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박찬욱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신작 ‘어른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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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
코스타 가브라스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BIFF)의 아이콘 섹션을 통해 신작 '어른의 부재'를 선보인다.
박찬욱 감독은 “신작을 며칠 전 봤는데 깜짝 놀랐다. 20대 감독의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판 정신이 날카롭고 영화의 에너지가 화산처럼 터질 듯 부글부글 끓고 있더라. 나이 들면 예술가들이 현인이 된 것 처럼 차분하고 조용하고, 다 이해하고 용서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이분은 용서가 없구나 싶더라. 다시 한 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신작을 극찬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의 신작을 보며 느낀 게 이번 신작도 우리나라 관객이 제일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고 슬퍼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겪은 IMF와 비슷한 일을 그리스가 겪었다. 그 일을 다루고 있다"라며 ”협상 과정의 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본가가 한 나라를 어떻게 망가트리는지, 민중의 저항과 진보적인 지식인이 어떻게 해동하고 실패했는지 말한다“며 ”감독님의 세트, 많은 작품이 우리에게는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며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감사하다. 저도 젊은 감독에게 배운다. 박찬욱 감독님도 저에게 젊은 감독이기에 배우고 있다”라고 화답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신작은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을 담았는데 주위에서 말렸다. 결국 박 감독님이 말하는 것처럼 평이 좋아 환영을 받고 있다”라며 “나이가 들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열정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변 환경을 비판스럽게 쳐다보는 게 중요하다. 저는 다른 젊은 감독들에게 ‘내가 젊었을 때는 좋앗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너스레 떨며 비판 정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찬욱 감독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젊었을 때 무용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며, 신선한 시퀀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찬욱의 말에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사실 젊은 시절이었다. 국립 무용단인데 안무가의 조수로 했다. 춤도 많이 췄다. 이 당시 신체의 아름다움을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신체 육체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배웠다”라며 극중 지속되는 논쟁을 군무로 엔딩할 수 있었던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자 박찬욱 감독은 “논쟁이 이어지는 영화라 자막을 계속 읽어야 한다. 재미 있지만 따라가기 힘들다. 경제 용어도 나오고. 이야기의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마무리가 되려면 1시간의 논쟁이 필요할 거 같은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춤으로 모두 끝나더라. 음악과 신체 움직임으로 어떤
박찬욱 감독과 코스타 가브라스는 서로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두 사람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꽃이 피우며, 서로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공감했다.
부산 우동=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