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의 플래그십 세단 300C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7년만에 풀체인지된 300C는 미국차 특유의 투박함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고급스러워졌다. 크기는 더 커졌고 각종 편의 사양이 대거 장착됐다. 7년 동안 갈고 닦아 완성됐지만 가격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여전히 착한 가격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의 특별 금융 프로그램으로 월 34만원이면 탈 수 있다는 미국의 대형세단, 크라이슬러 300C를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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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C를 보고 있으면 주변 차들이 한없이 작아 보인다. 크기도 크기지만 웅장함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덩치 큰 서구인을 마주한 기분이다. 꿀릴 것이 없는데도 왠지 움츠러든다. 이전 모델이 갖고 있던 클래식한 멋은 덜하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외관이다. 확실한 디자인 정체성을 가진 것이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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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에는 ‘ㄷ’자 모양으로 LED 주간 주행등이 촘촘히 박혀있다. 그 중앙에는 바이제논헤드램프가 위치한다. 300C에 장착된 헤드램프는 ‘스마트빔 바이제논 헤드램프’로 스티어링휠의 각도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전방의 사물을 감지해 상향등과 하향등을 자동으로 비춰주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차가 투박하고 불친절하다는 편견은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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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회춘'…장족의 발전 이룬 실내 디자인
실내는 산뜻하다. 300C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되지만 갓 대학교에 입학한 파릇파릇한 새내기를 연상하게 한다. 노티 나던 이전 모델에 비해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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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민첩함 있어
기자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출입구가 매우 협소하다. 지하주차장 출구 기둥에는 운전 미숙으로 인한 상처가 가득하다. 기둥을 스치고 지나가 색이 벗겨진 차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소형차는 어려움이 없으나 대형차는 스티어링휠을 끝까지 돌려도 한 번에 통과하기 힘들다. 이곳에서 폭스바겐 페이톤, BMW GT 등 수많은 차들이 모양새 빠지게 후진을 해야하는 고초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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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C는 스포티하다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연속된 코너구간에서 안정적이고 정확한 핸들링을 선보였다. 비교적 빠른 속도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노면에 찰싹 붙어가는 느낌이 경쾌한 수준이다. 승차감을 중요시하는 대형차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날렵한 주행성능을 가졌다.
핸들링에 비해면 가속성능은 아쉽다. 300C에는 3.6리터 펜타스타 V6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96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충분히 좋은 출력과 토크를 가졌지만 치고나가는 느낌이 부족하다. 가속이 붙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답답한 기분이다. 추후 강력한 HEMI엔진이나 토크가 높은 디젤엔진이 장착되면 사라질 불만거리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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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C에는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적응형 크루즈컨트롤(ACC)이 장착됐다. 국산차나 몇몇 수입차들의 경우 지정한 속도까지 매우 빠르게 가속하거나 갑작스럽게 속도를 줄이는 등 운전자를 불안하게 할 때가 많다. 하지만 300C의 크루즈컨트롤은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시스템에 대한 신뢰감을 가져다준다. 다만, 완전히 정지되지는 않고 시속 20km 이하에서 경보음과 함께 시스템이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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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C에서 가장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가격이다. 얼굴도 전부 뜯어고치고 각종 편의사양을 탑재했지만 가격은 그대로다.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300C는 부가세 포함해서 59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크라이슬러 300C]
외관 = 7점 (클래식한 멋은 사라졌지만 존재만은 여전하다)
실내 = 7점 (노력한 흔적은 보이나 유럽차 따라잡기엔 부족하다)
성능 = 7점 (가속성능과 연비가 다소 아쉽다)
승차감 = 9점 (앞좌석·뒷좌석 모두 뛰어난 승차감을 자랑한다)
가격 대비 가치 = 8점 (5천만원대 수입 대형차는 흔치 않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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