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수리비가 동급 국산차에 비해 5배 가량 비싸다는 보험개발원의 조사 결과에 대해 '비싸다'는 입장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지난 1일, 수입차 3종과 국산차 3종 등 총 6개 차종에 대해 시속 15km의 저속충돌시험을 한 뒤 파손 상태 및 수리비용을 발표했다.
보험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수입차 중 포드 토러스는 1599만원, 도요타 캠리 1453만원, BMW 320d 1317만원으로 평균 1456만원을 기록했다. 국산차는 현대차 그랜저가 299만원, 기아차 K7은 285만원, 한국지엠 알페온은 240만원 등 평균인 274만원을 기록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사고가 났을 때 수입차의 수리비가 국산차보다 5.3배 가량 높은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수입차 업계와 보험개발원의 입장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수입차 업계는 보험개발원의 테스트에 아쉬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차량의 길이와 구조에 따라 엔진룸 등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파손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실험에 사용된 차량들은 안전성을 검증 받은 모델인데 이번 실험으로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수리비용에 대해서도 국산차와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국산차들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부대 비용 절감이 가능한데 수입차는 그렇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수입차 부품은 국산차 부품에 비해 고가의 것이 많으며, 항상 정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비용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수입차의 수리비는 직영 서비스센터 가격으로 산정하고 국산차 수리비는 일반 서비스센터 가격으로 산정하는 것도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차도 직영 서비스센터와 일반 서비스센터는 큰 가격차이가 있다"면서 "수입차 직영 서비스센터의 수리비는 국산차 직영 서비스센터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수입차 업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최대한 형평성을 고려한 실험이었다는 입장이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수입차 등록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의 수리비가 국산차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반영해 이러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차량 선정 단계부터 각 업체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카로 정했으며 해당 수입차와 최대한 비슷한 조건의 국산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각 업체의 관계자들이 참관한 상황에서 진행한 만큼 각 차량들은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됐다고 말했다.
또, 수리비 산정에 형평성이 어긋났다는 수입차 업계의 주장에 대해 국산차의 경우 직영점 이용율은 5% 미만으로 대부분 일반 정비소에서 차량을 수리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수리비에 대한 실질적인 비용을 계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차의 경우는 직영 서비스센터 이용율이 75%에 달하기 때문에 직영점을 기준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최대한 형평성을 맞춰 공정하게 진행된 실험"이라며 "그러나 이번 테스트는 15km/h의 저속에서 이뤄진 만큼 차량 안전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이달의 차] 기아차 레이…"경차의 한계를 넘다"·도쿄모터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 TOP5
·에어백, 잘 터져도 문제?…저속 충돌에서는 어쩌나
·람보르기니 CEO, "아벤타도르 사려면 18개월 기다려야"
·BMW, 성능·연비 향상된 '2012년형 528i'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