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 DNA 분자가위가 개발됐다.
건국대학교(총장 송희영)는 3일 생명특성화대학 특성화학부 생명공학과 연구팀이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DNA 분자가위를 개발, 글리벡과 함께 투여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 개발의 단서를 잡았다고 밝혔다.
김동은 건국대 교수(생명공학과) 주도 하에 이뤄진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내용은 Nature 자매지인 혈액학 및 종양학 분야 저널 백혈병지(Leukemia) 3월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표적 항암제 글리벡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세포분열이 활발한 만큼 분열과정에서 원인유전자에 추가적인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
이 때 글리벡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면 더 이상 항암제가 듣지 않고 골수나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 동안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리벡 유도체나 다른 인산화효소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들을 개발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일부 돌연변이를 일으킨 백혈병 세포는 여전히 항암제에 내성을 갖고, 특히 ‘T315I’와 같은 돌연변이를 일으킨 백혈병 세포에 작용해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글리벡이 잘 듣지 않는 돌연변이 티로신 인산화효소를 생성하는 돌연변이 RNA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절단하는 DNA 분자가위를 설계해냈다.
DNA 분자가위는 표적 RNA 가닥과 결합해 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할 수 있는 올리고 DNA 분자로 올리고디옥시리보자임 또는 DNA 효소 (DNAzyme)로 불린다.
연구진이 DNA 분자가위를 글리벡과 함께 글리벡 내성 백혈병 세포에 도입한 결과 약효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고 백혈병 세포가 세포자살 과정을 통해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돌연변이 단백질이 만들어진 후 그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기 보다는 돌연변이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 RNA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단백질의 생성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원하는 부위에 DNA 분자가위가 RNA 사슬의 인산결합을 끊어주는 것이다. 결국 돌연변이 티로신 인산화 효소를 만드는 돌연변이 RNA는 절단되고 이로써 돌연변이 인산화 효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초연구 수준에서의 세포실험 결과를 기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백혈병 유발 단백질을 생성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DNA 분자가위로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백혈병 유발 단백질을 생성 이전 단계에서 제거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