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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어깨 주위의 부항 자국으로 화제가 되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머리에 침(針)을 맞으며 경기를 했던 한국 바둑 기사 이세돌, 이창호, 김윤영은 남녀 바둑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운동선수들도 한방치료를 받는 사례들을 종종 접할 수 있다.
◆ 선수복용 한약, 금지약물 9항목 210종에서 모두 음성으로 분석
부항이나 침같이 외부 자극을 주는 치료법이 아닌 한약 복용은 도핑테스트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2009년 체육과학연구원 저널에 실린 “엘리트 선수들의 한약섭취 실태와 도핑안전성 검증“ 논문을 보면 실제로 선수들이 복용중인 한약을 무작위로 검사한 결과 국제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 9항목 210종에서 모두 음성으로 분석되었다. 이 같은 결과로 한약의 도핑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의학계의 설명이다.
하키, 배구, 농구, 야구 등 14개 종목의 엘리트 선수 228명을 대상으로 한 위 연구는 한약섭취 실태분석과 국제반도핑기구 금지약물리스트에 기재된 약물의 존재유무 검사로 한약섭취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선수들의 운동영양보조물 섭취빈도는 남자 79.8%, 여자 82%였고 그 중 한약 섭취는 남자 53.5%, 여자 62.6%의 빈도를 나타냈다. 한약 섭취목적으로는 피로회복능력 향상, 근력강화, 컨디션 조절 등이 많았다.
그렇다고 모든 한약이 도핑테스트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한의원이나 한방병원 같은 의료기관에서 한의사에 의해 처방되는 한약을 ‘처방 한약’이라고 한다. 처방 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품질검사에 합격한 한약으로 외부인들이 임의로 구매할 수 없는 것으로 도핑에 대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처방 한약이 아닌 검증되지 않은 일반 식품 한약의 경우 도핑에 대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 마황, 마인 등 한약재는 복용 주의해야
감기약이나 비만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마황’은 흥분제 금지약물인 에페드린(ephedrine)을 약 1~2% 함유하고 있다. 에페드린 성분의 반감기(체내에서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는 일반적으로 3~6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기 직전이나 경기 중에는 복용을 피해야 한다.
대마의 씨인 마인(麻仁)은 금지약물인 THC(tetrahydro cannabinol)를 함유하고 있다. 산지에 따라 함유량은 차이가 나고 거의 검출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주의는 필요하다. THC는 지용성으로 반감기가 약 4일정도 이고 일본에서는 마인이 도핑 금지약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도움말: 황만기 한의학 박사,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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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헬스 서정윤 기자 ] [ sjy1318s@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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