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화국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르면 이번 주중으로 나올 북한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방한은 6자회담 재개와 조건을 둘러싼 한미와 북중의 핑퐁게임이 일단락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크게 보면 우리 정부가 애초 제안한 단계적 접근 안을 북한과 중국이 수용하고, 이를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북미대화→6자회담'으로 재정리해서 한미가 조건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성환 / 외교통상부 장관
- "남북대화의 진전에서 남북대화 우선 원칙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가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한미는 대화의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내세웠습니다.
때문에 한반도를 둘러싼 앞으로의 흐름은 대화국면으로 가면서도 단계별로 풀어야 할 전제조건들이 복병처럼 도사린 '제한적 대화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 남북 비핵화 회담을 정식으로 제안해올 경우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성사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또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입니다.
다만, 우리 측으로서는 북한의 사과를 전제로 대화를 피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때문에 6자회담과 남북 대화를 별개로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 구사 여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중요한 풍향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교가에서는 남북대화가 교착국면에 빠질 경우 대북 식량 지원 문제 등을 빌미로 북미 간 접촉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오는 26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도 전반적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결국,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대화 국면이 전개되기는 하겠지만, 한국과 북한, 미국과 중국의 복잡한 방정식은 또 하나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 smartgu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