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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인터뷰 전문]
▶ 남북정상회담 때 NLL 관련 발언이 없었다고 하셨어요.
-그때 얘기로는 분명히 두 가지인데요. 정문헌 의원이 주장하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는 게 하나고 두 번째로 NLL이 의제로 채택되거나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얘기였었죠. 다시 말해 NLL을 움직인다든가 NLL을 변경시킨다든가 그런 논의가 없었다고 얘기했던 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때만 해도 정상회담의 내용을 낱낱이 하나하나 이야기한다는 건 적절치 않은 거고 더군다나 제가 통일부 장관으로 주무장관 했던 입장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NLL 논의, NLL을 움직인다든가 변경한다든가 이런 논의가 없었고 의제가 아니었다, 이런 뜻으로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 겁니다.
▶ 위증 논란도 지금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고 혹시 발언록이 공개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당시에 발언록이 공개 되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발언록이 공개된다 하더라도 자신 있었죠. 왜냐하면 실제로 NLL에 대한 포기라든가 NLL뿐만 아니라 영토포기라든가 이런 얘기가 전혀 없지 않았습니까. 결국 하나의 뭐라고 할까, 계획적으로 조작된 얘기들 아니겠습니까.
▶ 어쨌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하나하나 여쭤보고 짚어보겠습니다. 당시에 분명히 대화록은 있지만 녹취록은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현재 녹취록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녹취록은 녹음을 풀어서 만든 거죠. 당시에 녹음을 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녹음이 분명치 않아서 녹취록을 완성할 수 없었던 겁니다. 이제 이해가 가십니까? 문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녹음 불가라는 내용들이 상당히 나와 있잖아요. 왜냐하면 회담장 맨 뒤에 별도로 앉았던 청와대 통일담당 비서관이 녹음과 기록을 담당했는데 이것도 양측의 합의에 의해서 진행된 거죠. 그때 거리가 멀고 목소리가 작게 나와서 녹음이 잘 안된 겁니다. 제가 녹음 자체를 들어보진 못하고 얘기만 들어서 결국 녹음으로 완전한 녹취록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수기한 내용을 더해서 대화록을 만든 거죠.
▶ 순수한 녹취록은 불가능했단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불가능한 겁니다. 그때도 제가 분명히 얘기한 것이 녹취록은 없지만 대화록은 있다고 말씀드린 것은 녹음이 완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드린 말씀이었죠.
▶ 수기를 다 썼습니까?
-옆에서 우리가 회담하면서 쓴 것, 뒤에서 담당비서관이 쓸 때 어떻게 완벽하게 쓰겠습니까. 그러나 대충대충 주류는 다 썼던 것이죠. 여러 사람들의 힘이 모아져서 대화록이 완성된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요. 그러나 그 자체는 제 업무가 아니니까 제가 직접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 이번에 먼저 발췌록이 공개되고 그 뒤에 전문까지 공개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대통령 기록물로 원본과 내용이 다릅니까? 똑같습니까?
-그건 제가 확실하게 얘기 드리긴 어렵습니다만 다만 유추해보면 대통령께서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은 2007년 11월에 대화록을 준비하도록 지시가 내려졌고 대화록 하나는 청와대에서 후에 국가기록관으로 넘어간 것이고요. 또 하나는 국정원이 보관하도록 했는데 국정원에 보관하는 목적은 간단합니다. 훗날 다음 정권이 정상회담을 준비할 때 국정원이 반드시 업무사항이 필요할 테니까 국정원에 보관하도록 한 거죠.
▶ 국정원이 활용하라고요?
-왜냐하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준비는 이제까지 국정원이 해왔습니다. 국정원의 업무 가운데 하나고요. 그러니까 국정원이 그 준비를 할 때 지난번 정상회담 대화록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왜냐하면 국가 기록관에 넘어가는 것은 30년 동안 열어볼 수 없는 것이고 누구도 열어볼 수 없고. 정상회담 준비 업무를 위해서, 특히 다음 정상회담을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당시에 국정원에 보관하도록 한 것이고 그것은 당시에 1급 비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의 원장 외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문서였는데 이 문서가 훗날 보니까 2008년 1월 3일에 제작된 것으로 표지에 나와 있더라고요. 그러면 그것이 날짜가 달라서 12월에 제작된 문서가 1월 3일에 만들어진 문서가 왜 다를까. 제가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단 한 부만 넘어가서 절대 복사할 수 없고 그 한 부만 보관하도록 되어 있었던 것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생각이 들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 1월 달에도 1급 비밀 문서였나요?
-물론이죠. 12월에 1급 비밀 문서였고 제가 알기로는 1월에도 아마 1급 비밀 문서였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면 국정원에 있는 자료를 국정원장이 보고 다음 대통령이 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요?
-아니죠. 다음 정상회담을 위해서 준비되어 있는 것이지 대통령이 열람하도록 준비된 것은 아니죠.
▶ 그러니까 내부 참고용으로?
-참고용이 아닙니다. 지금 말씀 드린 것처럼 다음 정상회담을 준비할 때 준비를 위해서 쓰도록 한 것이지 이것을 지금 유인물처럼 일반 대중들에게 뿌리라고 남겨둔 게 아닌데 저는 이번 사태를 보고 국가정보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불법적으로 할 수 있을까. 저는 정말 납득할 수 없습니다.
▶ 이번에 공개된 것은 원본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거죠? 당시 함께 참석하셨던 김만복 전 국정원장께서도 거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인터뷰를 하셨거든요.
-제가 기억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당시 배석했던 사람으로 대체로 얘기 내용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부분, 부분 납득하기 어려운 문장으로 되어 있는 것들, 이런 것은 나도 잘 모르겠어요. 정확하게 전달되진 않았거든요. 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어법이라는 게 정확한 문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가다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 기록이 잘못되었거나, 혹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그 원본과 어떻게 차이가 있느냐. 이건 저도 확실하게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 1급 비밀 문서로 분류되어 있는데 왜 발췌록을 만들었을까요?
-제가 알기로는 1급 비밀이 어느 때는 2급 비밀로 변하고 2급 비밀이 다시 일반 문서로 변화해서 이번에 이것이 일반 문서로 공개된 것이죠. 그런데 나는 지금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번 지정된 문건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등급이 변하지 않는 것인데 무슨 목적으로 누가 변경시켰을까. 또 어떤 절차를 밟았을까. 제가 밝힐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아마 국회 정보위 같은 곳에서 치밀하게 국정조사를 통해서 밝혀내야 될 과제가 되겠죠.
▶ 그런 것은 누가 밝히고 내리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어느 정도까지 권한이 허용되는 거예요?
-국정원법에 그런 문서를 다룰 수 있는 대통령령이 있어서 그 법에 의한 절차로 가는데요,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통일부 같은 경우도 우리가 문서에 비밀 등급이 다 있거든요. 1등급, 2등급 3등급 이렇게. 각각 보는 범위가 다릅니다. 1등급과 2등급의 보는 범위가 확실히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시에 어떤 문서를 정문헌 의원이 봤는지 그것도 아마 발췌록 이었을 텐데 그 발췌록 조차도 이번 발췌록처럼 상당히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이 아니었을까. 그것을 정문헌 의원이 보고 얘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 그때 당시 나온 발언은 지금 공개된 발췌록과 다른 거죠?
-전혀 얘기가 아니죠. 그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정문헌 의원이 두 정상이 별도로 비밀회동을 했고 비밀 녹취록이 있다, 그거부터 얘기가 시작된 겁니다. 비밀회동 없었고 비밀 녹취록도 없었다는 얘기를 당시에 제가 했던 건데요. 그러니까 정문헌 의원이 무엇을 근거로 해서 이야기 했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 지금 새누리당에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NLL 포기 발언이 직접적으론 없으나 사실상 포기발언에 가깝다는 지적이거든요.
-전혀 그런 게 아니죠. 저도 이번에 문건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봤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이 분명히 말한 것이 이번 회의에서 NLL을 바꾼다든가 안 바꾼다든가 이런 얘기하지 말고 과거에 있었던 남북 기본 합의서 정신에 따라서 가고 훗날 그것을 얘기하면 얘기하고 오늘은 얘기하지 않는다. 이것에 국방위원장도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후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오셔서 평가회에서도 이야기 하셨습니다만 NLL 문제를 제기하면 회담은 더 이상 진척될 수 없는 겁니다. 이제까지 그래 왔었고요. 그러니까 NLL은 그냥 남겨두고 이것을 논하지 말고 이것을 서해 평화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서 안보 지도 위에 평화 경제 지도를 덮어놓고 한 번 가보자, 그래서 이게 잘 되면 어느 때인가 NLL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길이 오지 않겠느냐, 그런 게 기본 입장이었고 이번에 실제 대화록 어디에도 NLL 영토 포기에 대한 말이 없지 않습니까.
▶ 충분히 그렇게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래서 심지어 그랬어요. ‘그렇다면 그 부분을 대봐라’ 그랬더니 ‘바꿔보자 그러지 않았느냐’ 하더라고요. 그런데 NLL을 바꿔보자는 이야기는 어떻게 바꾸느냐면 NLL을 공식적으로 바꾸자는 얘기가 아니고 다음에 바로 이어서 나온 문장이 ‘이제까지 여러 가지로 해봤는데 서해 평화를 이루지 못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이제 해주 공업단지도 만들고 공동어로수역도 만들고 평화적으로 이것을 관리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라고 하는 안으로 가보자’ 이런 내용으로 제기했기 때문에 그 말은 그 말로 넘어가기 위한 단계로서 얘기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당시에 제가 들을 때도 NLL을 바꾸자 하는 얘기가 전혀 아니었죠. 왜냐하면 처음에 그 얘길 이미 전제로 하시고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 NLL 논란도 치열한데 여기에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당히 저 자세로 일관했다, 이것 때문에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시 남북회담을 할 때 김정일 위원장이 애초부터 건질 것이 없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시작을 했고 당시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얘기 하더라고요.
-저도 방송을 들었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상당히 긴장된 분위기로 회의가 시작되었지만 그것이 곧 서로간의 첨예한.. 예를 들어 그동안 논란되어 왔던 자주라든가 개방이라든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우리 대통령이 설명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것에 대해 이해를 하고. 그러면서 회의가 점점 부드럽게 진행되었던 것이죠. 제가 지금도 기억하는 것이 NLL문제만 하더라도 이번 회의에서 다룰 것이 아니다 하는 양 정상의 합의만 보더라도 이번 회의가 얼마나 생산적이었는가를 볼 수 있고요. 다만 이번 발췌록에서 얘기된 바와 같이 우리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를 했다, 그래서 이것이 저자세다. 제가 샅샅이 뒤져봤습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사람들마다 물어서 도대체 그런 부분이 어디 있었느냐. 그래서 보니까 김계관 부상을 불러서 6자회담의 내용을 두 정상이 보고 받은 다음에 우리 대통령이 그 보고 고맙다고 표현한 것이 무슨 보고를 했다는 것으로 둔갑을 해서.. 저는 정말 정보기관이나 여당에서 왜 이런 짓을 했을까.
▶ 대화록 곳곳을 보면 회담시간을 더 연장을 하자거나 계속해서 부탁하는 모습들이 나오거든요. 대통령이나 장관님이나.
-우리가 사실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 방대한 내용을 북에 이미 전달도 했었고요. 그런데 오전 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정도면 회의가 대게 완성되지 않았느냐 이렇게 해석했었던 것 같고요.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얘기할 논의들이 많고 아시는 바와 같이 남북을 보면 실무자 선에서 해결될 것이 있고 정상 간에 해결될 문제가 있는데 남북문제는 정상 간에 해결이 안 되면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아주 작은 문제까지도. 왜냐면 서로 적대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죠. 아까도 제가 잠깐 들어 봤습니다만 왜 이번에 북한이 새벽 4시에 우리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 가기 전에 조평통에서 성명을 내느냐 하던데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저것이 중국을 겨냥해서 낸 건 틀림없는데 새벽 4시가 미국의 워싱턴 시간으로 보면 오후 3시쯤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미국에 대한 하나의 문서일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문서이기도 합니다. 25일 날 아사히신문 기자가 미국이 북한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접촉을 하려면 먼저 남북관계가 풀어지는 것이 전제조건으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이런 보도가 25일 날 나갔습니다. 이것에 대한 북측의 응답이 결국 한편으론 미국에 대해서, 또 한편으론 중국에 대해서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것이 그런 메시지가 아니냐. 특히 이 문제는 아사히신문이 어떤 입장에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이 아주 교모하게 중국에 대한 일종의 배려의 뜻으로 한 것이고 이렇게 보도를 한 것에 대해서 북한이 남북문제를 해결할 분위기가 아니지 않느냐, 이런 표현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해석을 했어요.
▶ 지금 돌아보시면
-남북정상회담의 48가지 중요한 합의사안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못한 채 이제 와서 남북정상회담의 이야기, 단어로 꼬투리를 잡아서 별의 별 공격을 해대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