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정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피소에 나와 있던 경기도 연천과 파주 주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후 재개될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다시는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했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4시부터 집을 떠나 대피소에서 지낸 주민들은 잠을 설치며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다렸다. 접촉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언론을 통해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정회, 오후 3시부터 재개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다소 아쉬워하면서도 원만한 해결을 기대했습니다.
비무장지대(DMZ) 내 파주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46)은 "어르신들은 대피소 생활이 불편해 대부분 자택에서 보냈다"며 "어렵게 이뤄진 회담인 만큼 서로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불편한 대피소 생활에 잠을 쉬 이루지 못하고 늦은 밤까지 대피소 주변을 서성거렸던 연천군 중면 주민들도 접촉이 길어지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습니다.
박용호 삼곶리 이장은 "나이 많은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농번기라 할 일도 많지만 접경지 주민으로서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며 곧 재개될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랬습니다.
함께 있던 주민들도 "다리가 붓고 허리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지만 "회담 결과가 그렇게 빨리 나오겠냐,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용섭
지난 22일 오후 4시 대피령이 내려진 연천·파주·김포 등 3개 시·군 접경지역 마을 주민 300여 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밤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