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났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이산가족들은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을 감아도 어른거리는 남편, 아내, 형, 누나의 얼굴에 그리움만 더 커졌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72년 만에 만난 누나의 손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던 이천우 할아버지.
만나면 평생의 한을 풀 줄 알았지만, 상봉 이후 그리움은 더 깊어졌습니다.
▶ 인터뷰 : 이천우 / 1차 이산가족 상봉자
- "꿈에 만났던 것 같고, 직접 보고 오니까 눈에 계속 보이고…."
사진을 보고 또 봐도 허탈함만 밀려옵니다.
▶ 인터뷰 : 이천우 / 1차 이산가족 상봉자
- "(사진) 자꾸 봤지. 보면 뭘 해."
태어나서 처음 본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노래.
「▶ 리흥종 / 북측 이산가족 (이정숙 씨 아버지)
-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이정숙 씨도 상봉 후 날마다 아버지 걱정에 눈물로 지샙니다.
▶ 인터뷰(☎) : 이정숙 / 1차 이산가족 상봉자
- "이는 다 빠지시고. 제가 자식으로서 해준 게 없이 그냥 왔으니…."
이처럼 이산가족 10명 중 3명 이상이 상봉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상봉행사 확대와 가족 간 서신 교환이 그나마 치유책이 될 수 있지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