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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매경DB> |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김 대통령이 군개혁 외에도 금융실명제 도입 등을 통해 부정부패를 추방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취임 후에는 ‘역사 바로세우기’를 내걸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체포해 책임을 추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재임중 역사·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에 강경한 발언을 많이 했지만 와세다대 특명교수에 임명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김대중 전대통령과 함께 야당 지도자로 민주화 발전에 공헌했지만 과거 정적과 손잡고 여당으로 변신해 정권을 잡았다”고 전했다. 1983년 정치활동 자유를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일도 전했다. 요미우리는 ‘민주화를 요구하고 군에 저항’이라는 제목으로 평전 형식 기사를 실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1) 전 일본 총리는 22일 한국 언론에 “그 시대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어울리는 대통령이었다”며 “마음으로부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현직에 있을 때 김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던 무라야마 전 총리는 퇴직 후에도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하는 등 고인과 개인적 교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외신들도 22일 김 전 대통령 서거를 주요 뉴스로 타전했다. 환구시보를 비롯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한국 김영삼 전 대통령 별세”라는 속보를 내보내고 군정종식과 문민정부 출범 등 고인의 정치 역정과 업적에 대한 후속보도를 쏟아냈다.
인민망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김 전 대통령이 집권 후 강력한 부패 청산 작업을 통해 한국사회를 개혁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994년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다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무산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김 전 대통령이 1960~1980년대에 군부 독재를 거침없이 비판했고 ‘3김 시대’를 이끈 주역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군정에서 민주화로 넘어가는 한국 사회의 전환기시대에 지역주의에 종종 의존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김 전 대통령이 문민시대라는 정치적 전환기를 이끌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재임 기간 중 금융실명제 도입으로 금융거래 투명성을 높인 점, 임기 전반기의 빠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국이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점 등은 업적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군사독재에 항거해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받은 대통령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시설 타격을 구상할 때, 김 전 대통령이 전면전쟁 발발을 우려해 이를 만류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그의 (대통령) 당선으로 30년 이상 이어진 군정이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국 민주화 운동을 이끈 인물로 1980년대 초 2년간 가택연금을 당했던 사실도 상기시켰다.
로이터통신은 고인이 20대 후반에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뒤 권위주의 정권 지도자들의 핍박을 받으면서도 민주 개혁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다만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면서도 정치적 경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에 이르지 못해 대선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고 전했다.
CNN도 김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온건 성향 야당 지도자이자 민주화 운동 대변자였다고 보도했다. 또 대통령으로서는 정부 개혁과 정치 부패 척결에 힘썼지만 임기말 외환위기로 부침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가장 교류가 많았던 인사로는 빌 클린턴(69) 전 미국 대통령이 꼽힌다. 김 전 대통령은 비슷한 시기 정권을 출범하고 5년 재임기간 내내 미국을 통치한 클린턴 전 대통령과 우의를 다지면서 대북 정책을 놓고는 긴장과 갈등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1993년 7월 국빈 방한했고,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조깅을 한 뒤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친필 휘호를 직접 써주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펴낸 자서전 ‘나의 인생’(My Life)에서 1993년 7월 방한했을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힐러리와 나는 김영삼 대통령 손님으로 영빈관에 묵었다”며 “그곳에는 실내 수영장이 있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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