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 PC와 관련, 27일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PC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JTBC는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에서 박 대통령 연설문 44개를 비롯해 200여 개의 파일이 발견됐다면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각 파일을 어디선가 받아서 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기 전이었다. 공식 행사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자료, 당선 공식 연설문 등도 포함됐다.
주인이 최씨가 맞느냐를 놓고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자 JTBC는 26일 최씨가 주인이라는 새로운 근거를 내놓기도 했다. JTBC는 최씨의 태블릿PC 소유주가 ‘마레이컴퍼니’이며, 현재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이 이 회사 대표를 지냈다고 보도했다. 김 행정관이 개통해 최씨에게 줬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태블릿PC 속에 저장된 최씨 사진 2장, 태블릿PC 이름이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인 유연을 가리키는 ‘연이’인 점, 박 대통령 등 극소수의 전화번호만 저장된 점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선 때 이뤄진 것 같은데 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사실상 태블릿PC를 사용한 사람이 최씨가 맞음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또한 태블릿PC 속 내용물 등을 따져봤을 때 “일단 최씨가 갖고 다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태블릿PC 주인은 최씨인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태블릿PC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며 기존 ‘통설’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독일에서 이뤄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취득 경위를 분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독일에서 집을 옮기면서 해당 태블릿PC를 경비원에게 버리라고 줬는데, 경비원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확한 경위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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