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른다" 최순실-검찰 신경전…기소 앞두고 막바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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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기소 / 사진=연합뉴스 |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기소를 앞두고 검찰이 막바지 조사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최씨와 변호인이 주요 핵심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전략으로 버텨 검찰과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장모인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과 최씨가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드러나 최씨가 김 회장과도 왕래한 것으로 알려진 이경재 변호사(사법연수원 4기)를 선임한 배경도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최씨와 우 전 수석 사이에 인연이나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최씨와 김 회장의 관계가 전체적인 그림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분위기입니다.
1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삼남개발 회장(2008년 작고)가족과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변호사와 이 회장은 모두 경북 고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1999년 고령 향우회를 조직해 작고 전까지 회장을 맡았는데 이 변호사는 향우회 부회장을 맡은 적이 있어 단순한 동향 출신 이상의 관계를 맺어온 거 같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최순실 의혹' 수사 과정에서 최씨와 김 회장의 관계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씨가 알고 지내던 김 회장에게 법조인 소개를 부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옵니다.
앞서 이 변호사는 '정윤회 문건 사건' 때 최씨 남편이던 정윤회씨 변호인으로 선임됐습니다. 당시 정씨가 대형 로펌이나 최근 나온 전관 출신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고 법조계 원로급인 김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긴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이 변호사는 대검 공안3과장과 법무부 검찰4과장, 서울지검 형사1부장 등 중요 보직을 거쳐 대구지검 1차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습니다. 초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대한변협 통일문제연구위원장도 역임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 폭이 넓었습니다.
이 변호사는 최씨 사건을 어떻게 맡게 됐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최씨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면서도 "잘잘못을 판단하기에 앞서 말이 안 되는 의혹으로 사회가 혼란해지는 걸 노리는 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되기 전 최씨를 경기도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CC)으로 초청해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고 8개월 뒤인 이듬해 1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김 회장이 최씨와 상당히 활발하게 교류했다는 얘기입니다.
두 사람이 단순한 지인 이상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최씨의 차명 소유 회사로 알려진 T사가 지난해 4월 우 전 수석의 처가 기업인 삼남개발에 100만원가량의 커피 원두를 판매했다고 한 언론은 최근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삼남개발이 최씨 소유의 다른 회사 J사에서 64만원어치 원두를 샀다고 전했습니다. J사는 최씨의 카페 '테스타로싸'를 운영한 회사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이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따라서 우 수석의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묵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회장을 조만간 불러 최씨와의 관계, 사위인 우 수석을 최씨 측에 천거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한편, 검찰은 이 변호사와 최씨 조사 과정에서 상당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팀은 '무조건 부인'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놓고 국가적 혼란을 몰고 온 장본인으로서 진실 규명에 협조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씨가 앞서 선임했다가 사임한 다른 변호사들이 입회했을 때에는 검찰이 제시하는 여러 물증에 밀려 입을 열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 변호사를 접견하고 나면 다시 입을 다물고 주요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한다는 것입니다.
최씨는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해 자신과 친인척이 찍힌 사진이 있는 태블릿PC가 여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정호성 전 비서관과 자신의 대화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들려주면서 추궁하면 일부 문서를 본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연설문에서 일부 표현을 봐 드린 적은 있지만, 국정개입을 하지는 않
미르·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고 더블루케이 등 비밀 회사를 운영한 혐의도 고영태 전 이사와 차은택이 자신에게 '자문'을 구하려고 일부 문서를 보여주고 의견을 구한 적이 있지만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