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러질 19대 대선은 '이념'과 '세대' 간 투표양상이 결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권후보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지지세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청년·진보진영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반 전 사무총장은 노인·보수층이 핵심적인 지지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서울대학교 폴랩(Pollab) 한규섭 교수 연구팀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20·30·40대 연령대로부터 반 전 총장보다 후한 점수를 받은 반면 반 전 총장은 50대 이상에서 문 전 대표에 비해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는 40대에서 33.2%의 지지를 받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두터운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반 전 총장의 경우 60대 이상에서 38.9% 지지를 받아 지지 연령대가 높은 편이었다.
이념 성향에 따른 선호하는 대권주자도 크게 달랐다. 문 전 대표의 경우 가장 진보적인 이들이 최대 지지층이었던 반면 반 전 총장의 경우 최대 지지층은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이들이었다. 대선 막판 '문재인·반기문 양자구도'가 성립될 경우 이념과 세대별 대결 양상을 띄었던 20대 대선이 데자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 전 총장은 반문(反文) 연대를 통해 막판 역전을 이뤄내려면 이념·연령 분포에서 중간지대에 분포해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의원 등과 중도층 빅텐트를 쳐야하는 상황이다.
대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각 대권후자 및 정당별 지지층의 유사성을 상대적 거리로 측정한 결과, 반 전 총장은 손학규(645) 남경필(647) 유승민(684) 바른정당(688) 안철수(699) 김부겸(728) 국민의당(731) 순으로 지지층이 겹쳤다. 지지층간 거리는 양극단에 있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사무총장의 지지층 괴리도를 1000으로 기준점 삼아 그 사이에서 정했다.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과의 지지층 거리가 709로, 바른정당(616)에 비해선 멀고 국민의당(732)보다는 가깝게 나타났다.
반면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층 거리가 434에 불과해 지지세력이 거의 일치했다. 대권후보로는 박원순 서울시장(543) 안희정 충남지사(581) 이재명 성남시장(605) 등 진보진영 후보와 상당히 지지층이 겹쳤다. 특히 지지율이 높은 이 시장의 경우 경선 등을 통해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문 전 대표 입장에서 이탈표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반기문 사무총장과 새누리당 지지층의 유사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양쪽 모두 이념적으로는 보수층이지만 친박과 비박의 관계처럼 반 전 총장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대안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층 거리가 662에 불과해 지지세력이 거의 일치했다. 대권후보로는 박원순 서울시장(828) 안희정 충남지사(887) 이재명 성남시장(923) 등 진보진영 후보와 상당히 지지층이 겹쳤다. 특히 지지율이 높은 이 시장의 경우 경선 등을 통해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문 전 대표 입장에서 이탈표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지층에 기대기만 해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며 "가령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은 자신만의 확고한 지지층을 지키는 가운데 표의 확장성을 위해 중간지대로 나가야 하지만 지지기반이 뚜렷해 세를 확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대선주자에 대한 감정온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호감도에서 반 전 사무총장이 100점 만점에 52.4점을 얻어 가장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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