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병역의무를 온 국민이 고르게 져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는 무시한 채 대선을 앞두고 대안없는 '포퓰리즘' 공약만 줄줄히 쏟아내고 있다. 정치인들은 대선에서 흙수저 청년들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을 앞세우고 있고, 사회 지도층은 '금수저는 병역 의무를 빠져나간다'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이래저래 손해볼 게 없어서다.
지난 17일 출간한 대담집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군 복무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히자마자 주요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군복무 단축을 골자로 한 공약 경쟁에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문 전투병 10만 명을 모집한 뒤 군 복무 기간을 10개월로 단축하는 '선택적 모병제'를 제시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오는 2023년까지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정치권의 군 복무 단축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선 주자들의 '표심 잡기' 공약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은 인구 절벽과 함께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입대 인원이 제대 인원보다 2만3000여명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무 기간이 1개월 줄어들 경우 실제 병력이 약 1만명 정도 감소하는 효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복무기간을 1년여로 단축될 경우 병력 공백이 10만 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육군에서 인사 전략을 담당했던 군 관계자는 "의무복무제도 아래에서도 갖은 방법으로 병역을 꺼리는데, 안 가도 되는 군대를 월 200만 원에 4년 짜리 계약직이나 다름없는 모병에 얼마나 지원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듯이 병사 수를 61만명을 52만명으로 9만 명 줄이는 데 필요한 추가전력 확보와 부대개편에만 67조원이 들어가는데 정치권에서 너무 현실을 도외시한 공약만 쏟아내고 있다"고 한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복무단축, 모병제 등 공약들은
[기획취재팀 = 이지용 기자(팀장) / 서태욱 기자 / 연규욱 기자 / 유준호 기자 /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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