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가장 결핵환자가 많은 '결핵 후진국'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최근에는 보통 약으로는 내성이 생겨 치료되지 않는 슈퍼결핵,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까지 늘고 있는데, 기적처럼 신약이 개발됐지만, 환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최은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국내 '슈퍼 결핵',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780여 명.
걸리면 사망률이 30%가 넘는데다, 주변 사람에게 옮길 수 있어 더욱 무서운 병입니다.
유일한 희망은 신약인데, 6개월치가 3천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쌉니다.
다행히 건강보험에 적용되는데,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처방한 후 건강보험 지원이 거절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신약이 건강보험에 적용되기 시작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지원을 요청한 사례는 857건, 그 중 134건, 15%가 지원을 거절당했습니다.
정부는 의사들이 신약이 필요없는 환자들까지 무분별하게 처방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접점을 찾으려고 지난해 전문의 5명으로 사전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이곳을 통과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통과되고도 거절당한 사례가 잇따르며 이마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위원회에 소속됐던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원회에서 신약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됐음에도 지원 거절이 계속됐다"며 "결국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국가 결핵 관리에 구멍이 뚫리는 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놓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 인터뷰 : 김명연 / 자유한국당 의원
- "보건당국에서 처방기준을 명확하게 만들어놓지 않고 있습니다. 효과 좋은 약을 못 쓰니까 치료가 더디게 되고, 결핵 환자와 가족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결핵 퇴치를 외치면서도 정작 중증 환자 치료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결핵 후진국의 현주소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송철홍 V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