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령과 헌병, 기무사 요원까지 돈을 맡겼지만 군 수뇌부는 속 사정도 모른채 명령만 내렸습니다.
임동수 기자 입니다.
더 이상 군 부대도 금융 피라미드 안전지대는 아니었습니다.
현역 육군 박중위와 동료 2명은 3개월동안 50% 이상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돈을 끌어모았습니다.
이들은 서울 양재동에 가짜 금융회사를 차린뒤 대담하게 투전판을 더 키웠습니다.
박 중위의 방식은 금융 사기 피라미드.
돈을 모아준 김모, 전모 중위를 포함한 10여명의 알선책에겐 고급 외제 승용차와 10%의 알선 수수료를 제공했습니다.
설마 설마 하면서 대령과 부사관 심지어 헌병과 기무요원 등 750여 명이 앞다퉈 400억 원을 맡겼습니다.
박중위는 이 돈을 코스닥 기업 등에 투자하면서 거의 날렸습니다.
또 벤츠 등 고급 수입차를 굴렸고 하룻밤 술값으로 3~4백만원을 쓰면서 피같은 전우돈을 탕진했습니다.
지난 3월 이상희 국방장관등 군 수뇌부가 교체된 이후 선진 강군을 육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은 비웃기나 한 듯 200억 원 을 더 끌어모았습니다.
군 검찰부는 군인도 생활인이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인터뷰 : 김진기 / 육군 고등검찰부장
-"금융피라미드는 흔한 일입니다. 군인도 생활인이기 때문에 사회와 똑같은 일이 발생했고 군 이라고 보는 시각은 적절치 않습니다."
뒤늦게 국방부는 '피해 전담 구조팀'을 설치했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군 수뇌부는 까맣게 몰랐고 군 자정 기능 역시 마비됐습니다.
현역 군인 700여 명이 투전판으로 내몰린 창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
'오직 강군'만을 외친 군 수뇌부는 있어도 책임을 지는 군인다운 군인은 아직 보이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임동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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