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軍)의 기초 단위인 중대급 지휘관·정치지도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특유의 '사진정치'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사진정치'를 펼친 것은 지난 1월말 중국 공연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친선예술단과의 사진촬영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 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같은 날 "모범적인 중대장과 정치지도원들을 특별히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또 다시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어수선해진 북한군 내 분위기를 다잡고 내부를 단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중대급 지휘관·정치지도원대회 개회사를 통해서도 "머나먼 외국 방문의 길에서도 언제나 보고 싶었던 사랑하는 병사들을 다 만나보는 것만 같다"며 군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당·정·군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주민들과 대규모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북한의 독특한 정치 문화이자 정신적 '인센티브'다. 김 위원장도 이러한 '사진정치'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고지도자와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은 북한 사회에서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매우 요긴한 '특혜' 수단이 된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예를 들면, 불시 단속·점검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되더라도 최고지도자와 함께 찍은 단체사진이 있는 가정은 구두 경고를 받고 처벌을 면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북측은 이러한 사진을 통해 주민들로 하여금 최고지도자에 대한 자발적인 충성심을 이끌어내 체제 유지와 결속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노동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도 서한을 보내 경제발전을 강조하는 등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바닥 민심을 결집시키기 위해 주력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현 시기 당 사상사업에서 중요한 과업의 하나는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다그치는 데 선전·선동의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과는 무관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